책 한권을 만들 때마다 갖가지 사연들이 있는데 이 책은 정말 기나긴 여정끝에 나온 책입니다.
제가 출판사에 처음 들어오고 나서 읽어본 원고가 <인터넷 쇼핑몰 MD>란 원고인데 이 책의 기반이 되었던 기획입니다.
그러나 첫눈에 보기에 영 아니었습니다. 기획의도와 저자의 생각이 안 맞았던 것이죠. e비즈북스의 컨셉은 실전적 요소를 많이 담아내자는 것이었는데 저자는 매뉴얼 가이드 형식을 고집했습니다. 그래서 첫 저자와 계약 파기가 있었고, 그후 저자를 물색하다가 기존 기획을 수정하여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첫 저자는 MD분야의 권위자였습니다만, 두번째 저자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다가 접은 경험이 있으며 프로 글쟁이이기도 한 정혜원이라는 분입니다.
전자가 WEB1.0방식이라면 후자는 WEB2.0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1명의 소,중,대형 쇼핑몰 MD,운영자, 컨설턴트 등 상품기획 전문가들이 자신의 경험을 통해 터득한 상품에 관한 노하우를 저자가 인터뷰하고 취재하는 형식으로 썼습니다. 덕분에 시간이 오래걸렸고 그 기간 동안 급작스런 사정으로 인해 편집자가 바뀌기도 했죠.
어쨌든 산고끝에 나온 이 책은 상당히, 꽤, 저의 입맛에 맞습니다.
상품기획에 관한 책을 보면 교재용이라서 굉장히 딱딱합니다. 그래서 보통 결심으로는 끝까지 읽지 못할 겁니다. 반면에 이 책은 이야기 형식으로 썼기 때문에 말랑말랑 쉽게 읽힙니다. 어떤 부분은 너무 한거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가볍게 넘어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품의 기획,소싱,판매전략,재고처리까지 과정에서 상품 기획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읽다보면 상품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라는 그림이 떠올라집니다. 물론 그 그림은 각자의 위치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터뷰한 분들의 입장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죠.
이 책의 독자들이 각자 자신에게 맞는 그림을 그릴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