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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자 노트] 구글 앱스 스크립트 101 : 주문 업무 자동화를 DIY한 L과장이 추천합니다
    e비즈북스이야기/e비즈북스노트 2023. 7. 3. 14:33

    사무직이라면 누구나 업무 자동화를 꿈꿔 봤을 겁니다. 이렇게 단순 지루한 업무를 매월 혹은 매일 해야 한다니 좋은 수가 없을까? 저도 사무직이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회사들은 ERP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혹은 서비스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소규모로 시작한다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서 도입을 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자체 개발하지 않는 한 회사에 맞는 기능이 제공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처음 출판사에 들어왔을 때 주문 시스템은 엑셀로 주문서를 만들어서 프린트하고 배본사(책을 보관하는 창고)에 팩스로 보내는 방식이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2010년 9월 30일까지는 그렇게 주문했습니다. 

     

    그래도 초반에는 주문 정산 시스템이 그럭저럭 굴러갔습니다. 하지만 종수가 늘어나면서 이 방식은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VLOOKUP함수가 적용된 셀이 점점 느려집니다.  더군다나 파일용량이 커져서 점점 버벅입니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셀에 입력하는 시간이 기하급수는 아니지만 상당히 길어집니다.

     

    참다못한 배본사에서 싸게 해줄테니 프로그램을 사용하라고 강권(?) 했습니다. 사실 배본사 직원도 주문을 팩스로 받았기 때문에 따로 입력해야 하는 상황. 그렇게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져서 모아시스라는 주문프로그램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편한 걸.

     

    주문 업무의 신세계를 맛보면서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문제는 이 프로그램이 PC버전이라 윈도우에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2005년 경에 개발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윈도우가 아무리 레거시를 잘 지원해준지만 에러가 툭툭 튀어 나옵니다. 개발사 측에서 업그레이드로 보완하는 수밖에 없겠지만 안봐도 비디오. 소스 코드를 수정하느니 새로 개발하는게 더 싸게 먹힐 겁니다. (실제로 모아시스에서는 새로운 주문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다시 배본사 사장님께서 저를 설득합니다. 요즘 PC버전 쓰는 출판사 별로 없다. 웹버전을 이용해라. 모바일로도 주문 가능하다!

    "이용료는 얼마인가요?"

    "월 5000원만 더 써"

    "대표님께 보고해보죠"

     

    물론 결과는 예상되시죠?

    ....

    그렇게 하고도 한참 지나자 배본사 담당 과장님이 하소연을 하기 시작합니다.

    "부장님. 그거 에러 자주 나잖아요. 우리 PC에서도 에러 나요! 바빠죽겠는데 얼마나 짜증나는 줄 알아요?"

    한 1년간 배본사 사장님과 담당자가 저를 설득했습니다.

    사실 웹버전에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없기 때문에 어디서나 주문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2020년에 비로소 웹서버를 활용한 주문시스템을 사용합니다. 비용은 PC버전과 똑같습니다! 

    이제보니 10년 주기로 주문시스템을 바꿨네요.

     

    작은 회사가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게 이렇게 힘듭니다. 프로그램이 있어도 이런 실정인데다가 자신의 업무에 딱 들어맞는 시스템을 찾기란 어렵습니다. 

     

    어쨌든 웹버전으로 주문업무를 하다보니 PC버전보다 훨씬 편해졌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만족할 줄 모르는 동물.

    매일 반복하는 일이 지겨워지기 시작합니다. 더군다나 우리 출판사는 다품종 소량주문이어서 번거롭습니다. 책만 다양한게 아니라 서점마다 공급률도 다양해서 실수하기 일쑤입니다. 

    처음 주문업무를 맡으면 첫날은 멘붕.

    1주일은 이 업무를 할 수 있을까 심각하게 고민.

    한 달 동안은 툭하면 실수해서 수습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문량이 많은 월요일같은 경우 제가 꼬박 1시간을 정신 집중해야 할 정도입니다. 그렇게 하고도 휴먼에러가 발생-.-

    주문 업무는 부가가치가 없는 일이지만 매출을 일으키는 핵심업무이고 생각보다 까다로와서 아무에게나 맡기지 못합니다.

    담당자가  퇴사하면(출판사가 이직이 잤습니다) 제가 다시 업무를 맡습니다.

    문제는 이제 저도 나이가 들어서 이런 일이 지겨워졌다는 것. 그리고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는게 회사로서도 이익입니다.

     

    이거 개발자가 코딩하면 금방 해치울 수 있는데....

    한 번 의뢰해볼까?

     

    그러나 대표님의 윤허가 걱정됩니다.

    개발 비용은 얼마냐? ( 비용은 50만원 이내라고 생각되지만 300만원을 부를 것같고)

    개발 시간은 얼마 걸려? (하루면 될 것같은데 개발자가 순진하게 실토하지는 않겠지?)

    주머니 사정은 뻔하고 제대로 안되면 독박을 쓰니 엄두가 안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가 마침내 결단을 내렸습니다. 

    이런 원시적인 일은 더 이상 못해 먹겠다!

     

    그래서 1주일간 안돌아가는 머리를 쥐어짜가며 VBA로 코드를 짜는데 성공했습니다. 한 번의 대형 실수와 몇 차례 돌발 상황을 겪어서 버그를 손보니 드디어 주문 업무에서 해방됐습니다..

    (혹시 주문시스템으로 모아시스 사용하는 출판사 여러분 있으면 연락주세요.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주문 업무 처리가 5분이내로 종료됩니다. 여러가지 돌발 변수를 감안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안전한 주문이 가능합니다)

     

    이상이 저의 DIY 주문 업무 자동화 이야기였습니다.

     

    그럼 이제 오늘의 주인공 이 책을 소개 하겠습니다. 잠시 상세페이지를 보시죠.

     

    짐작하셨겠지만 L과장은 바로 접니다.

    주문업무에 관여하니 당연히 정산 업무도 하고, 계산서 발행까지 합니다. 

    잠깐 기획자 노트 아니었나? 작은 회사에서는 이것저것 다 합니다. 1인 기업에서 대표가 모두 다하듯, 소기업에서는 돈에 관련 된 업무는 1인에게 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만약 편집자인데 정산업무도 맡으라고 한다면 아래 짤방과 같이 말하겠습니다. 

     

    도망쳐!

     

    그런데 제가 왜 VBA를 채택했을까요?  우리 회사업무 시스템이 거의 엑셀 기반이기 때문입니다. 계산이 필요한 문서는 모두 엑셀입니다. 물론 엑셀은 좋은 오피스 프로그램입니다. 한계를 극한으로 끌어올려서 사용하면 업무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향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DB용 프로그램이 아닌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 데이터가 쌓일수록 이 약점이 점차 드러나고 어느 순간에는 수습할 엄두가 안 생길 정도가 됩니다.

    사실 소규모 회사에서는 액세스와 엑셀조합이면 다 처리가 가능할 겁니다. 문제는 제가 엑셀밖에 모른다는 것입니다.

     

    저는 기로에 섰습니다. 코딩을 할 것인가? 액세스를 학습할 것인가?

    결론은 코딩을 택했습니다. 

     

    액세스를 새로 학습하기엔 너무 늙었다....도 있고 코딩으로 해치우면 좀더 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때문이었습니다. 다행히 소싯적에 배운 코딩으로 낑낑대며 어찌어찌 만들었습니다. 주문 업무 처리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후 여세를 몰아서 장부 정리와 계산서 발행까지 모두 VBA로 코딩해서 반자동화시켰습니다.

     

    왜 진작에 안했나 몰라..여기에는 파란만장한 사연이 있습니다만 그것은 나중 기회에.

     

    그리고 저는 한달기준 2근무일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자의적인 평가^^)

    하지만 근무일수를 줄였다고 휴일이 늘어난 것도 아니고, 급여도 그대로입니다.

    요즘 불경기잖아요? 호경기라고 쉬게 해줄 것같지도 않지만-.-

    그러나 무엇보다도 단순 반복 지루한 업무가 줄었기 때문에 업무 스트레스가 줄어서 만족합니다.

     

    왠지 저 위의 그림이 제 이야기같죠? 저기서 앱스 스크립트를 VBA로 바꾸면 저의 이야기와 흡사합니다. 잠깐 구글 앱스 스크립트를 추천한다며?

    예. 그렇습니다. 제가 이렇게 업무 자동화를 하다보니 엑셀과 VBA 조합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떤 업무자동화는  액세스까지 동원해야할 판입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구글 앱스 스크립트입니다. 사실 이 책의 원고를 보다가 구글 앱스 스크립트를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에서는 정산서 발행 업무인데 약간만 코드를 손보면 주문서 발행업무도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발행업무입니다.

     

    구글이 스프레드 시트도 있고 지메일과 연동이 쉽겠는데?

    주문서를 PDF로 만들어서 메일로 보낼 수 있다면? 비용절감 주문시스템 완성이네.

    《구글 앱스 스크립트 101》에서 구현하지 않은 코드가 도서 입력 코드 뿐이군. 

    나머지는 다 있네?

    잠깐 구글 폼으로 주문까지 받을 수 있지 않을까? 

    .....

     

    제가 구글 앱스 스크립트를 도입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있을까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구글 앱스 스크립트 101》의 장점을 설명하겠습니다. 이 책은 상당히 독특한 컨셉을 취하고 있습니다. 책은 오로지 정산서 발행을 자동화하는데 필요한 코딩만을 다룹니다. 다루는 내용도 단순합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데이터추출-> 이미 있는 정산서 템플릿에 데이터를 입력해서 정산서 완성-> 정산서 템플릿을 메일 양식에 맞춰서 보냄-> 트리거를 활용해서 특정 날짜에 정산서 이메일을 자동으로 발송.

     

    이게 다입니다. 그런데 무려 320페이지입니다.

     

    아마 정산서 발행업무 담당자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하겠지만(코드를 그냥 가져다가 쓰면 될 정도니까) 나머지 업무 담당자들은 뭐냐라고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BUT, 제가 위에도 적었지만 약간만 추가하거나 수정하면 대다수 사무업무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사실 대다수 비전공자를 위한 업무 자동화를 표방하는 책들의 핵심 내용은 비슷합니다. 엑셀같은 데이터 더미에서 특정 조건의 데이터를 추출해서 가공하고, 양식에 맞게 꾸며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만 하는데 320페이지를 할당하는 책은 드뭅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코딩을 하는데 방대한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다양한 기능을 몇가지 넣는다면 더 방대해집니다. 실제로 트리거 기능을 추가하니까 40페이지가 늘었습니다. 트리거를 사용하면 1000개의 정산서 이메일을 21분동안 느긋하게 커피 한잔 때리면서  3번 만  클릭하면 됩니다. 거래처가 400개 미만이면 한번만 클릭하면 됩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여기에 해당 될 것입니다. 

     

    .어쨌든 여러 업무를 수행할 내용을 넣자니 내용이 길어서 방대해지고, 그렇다고 코드만 대충 공개하면 부실한 것은 둘째치고 비전공자에게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작정 따라하면서도 업무에 꼭 필요한 코딩 지식을 넣는다면 어떻게 될까라며 만든 게 바로 이 책입니다.

     

    저도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놀랬습니다. 처음에는 정산서 발행하고 이메일 보내는 내용만 다루니 256페이지에서 끝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큰 판형으로 320페이지라니. 그런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자 오토오피스 이원희 대표님께서 하시는 일이 구글 클라우드 기반으로 기업들의 업무 자동화를 컨설팅하고 개발하는 일입니다. 서두에 각 회사마다 시스템이 다르다고 했는데 정산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4가지 기능을 구현하더라도 회사마다 다양한 케이스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의 코딩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기능이 단순한 정산서 만으로도 상당히 다양한 예제를 들고 있습니다. 

     

    즉 이 책은 상당히 현장지향적이고, 업무에 필요한 기초 코딩 지식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비전공자가 기초 코딩지식을 알면 앞으로 상당히 유용한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바로 ChatGPT같은 생성형 AI때문입니다. 코딩에 약하더라도 ChatGPT에게 물어보면 기본적인 로직을 알려줍니다. 거대하고 복잡한 프로젝트는 어렵겠지만 단순한 코딩은 ChatGPT의 도움을 받아서 처리할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아직 시도를 안해봐서 비전공자에게 얼마나 유용한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출판계를 비롯해서 사무직은 향후 몇 년간 큰 변화를 겪게 될 겁니다.  비즈니스에서 정산같은 사무 업무는 부가가치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상당히 고급자원이 개입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금관련 업무니까요. 이 자원을 다른 부가가치가 높은 곳에 투입한다면 훨씬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 특히나 자원이 부족한 소기업일수록 그렇습니다. 

    그런 점에서 무료 또는 공짜에 가깝게 사용할 수 있는 구글은 큰 메리트가 있습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가 엑셀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앱스 스크립트 없이 사용하는 것은 잠재력의 10%도 활용 못하는 것입니다.

    이 책과 함께 저비용 고효율의 업무 시스템을 구축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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