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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마지막 주 지하철을 읽다
    e비즈북스이야기/읽은책들 2010. 2. 28. 14:14

    2월 마지막 주 지하철을 읽다
    동계올림픽-월드컵-아시안 게임- 교보문고 광화문점 수리-<스타크래프트3> 중 하나가 끝난다.

    일시: 2010년 2월 22일 - 2월 26일
    경로: 지하철 2호선 강변 - 사당
    범위: 지하철 반량

    군인이 국방부 선정 불온도서를 읽고 있다. 출처는 오마이뉴스



    [목격한 책]

    《2012 지구종말》, 《행복의 조건》, 《미학 오디세이》(구판), 《로마인 이야기 2》, 《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 《로스트 심벌》,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소유냐 존재냐》, 《주체 개념의 비판》

    1.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는 두 번 만났다. 두 번째는 조금 불쾌한 기억이다. 회색 양복의 중년 남성이었는데 몸부림을 치며 지하철로 들어 와 자리를 거의 뺏다시피 해서 앉은 다음 소녀시대의 개다리춤이 연상될 정도로 두 다리를 벌렸다 좁혔다, 뻗었다, 오무렸다를 반복하며(출근시간 지하철 2호선에서!) 책을 읽었다. 다음날 퇴근시간에 그 분을 다시 만났다. 하필 내 옆자리였다. 전날의 기행은 하지 않으셨다.

    다행이다. 나는 그 분이 사회에 불만이 많아서 유아기로의 퇴행으로 도피하신 줄 알았다.(아니면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가 버둥버둥 떼굴멍할 정도로 짜릿한 책이거나) 이번에는 갈색 가방에서 《주체 개념의 비판》을 꺼내셨다.

    2.
    한 개인의 지하철 반량도 채 아우르지 못하는 좁은 범위의 경험이 통계적으로 얼마나 유의미하겠냐만은, 《2012 지구종말》,《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 《로스트 심벌》 같은 은밀함을 다룬 책들과 많이 마주친 한 주여서 나름 이채로웠다.

    특히 《수메르, 또는 신들의 고향》은 체크 무늬 점퍼를 입은 중년남성께서 너무 재밌게 보시는 것 같아, 마치 어렸을 때 친구가 맛있게 먹는 아이스크림에 이미 입을 대며 '한 입만~'을 구걸하는 것처럼 한 쪽만...을 애걸하고 싶었다.

    3.
    《삼성을 생각한다》의 지하철 광고가 내려갔거나, 한 주 동안 광고가 걸리지 않은 지하철만 탔다. 지하철 광고는 한 달 계약일 테니, 기우겠지. 이런 것도 음모론일 테지만, 음모론이라는 게 원래 현실의 수상함에 대한 수상한 전복이 아니던가.    

    4.
     블로그에 실을 만한 지하철 사진을 찾기 위해 지하철 키워드로 검색해 보니 소위 '성인용, 또는 범죄 사진'이 많이 눈에 띄었다. (결코 성인용 사진에만 초점을 맞추어서가 아니다. 참말로.)
    언젠가 지하철과 은밀한 욕망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

    이런 음모론은 어떨까.
    <'서울메트로'가 지하철 환기구를 통해 미약을 살포한다, 그래서 멀쩡한 회사원도 지하철만 타면 음탕해지고 교양 있는 중년 여성은 코난 더 바바리안으로 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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