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최초의 컴퓨터 범죄인 반포AID차관아파트 부정추첨 사건e비즈북스의다른책들/1_대한민국IT史100 2010. 11. 8. 15:01
한국 최초의 컴퓨터 범죄인 반포AID차관아파트 부정추첨 사건
한국 최초의 컴퓨터 범죄는 컴퓨터 도입기인 1973년 10월에 발생한다. 바로 서울 ‘반포AID차관아파트 부정추첨사건’이다. 이전까지의 부정이 사람에 의해 발생한 반면, 이 사건은 컴퓨터로 이루어진 부정이라는 점에서 당시에 사회적으로 큰 화제와 충격을 주었다.
반포AID차관아파트는 미국 국제개발국(AID) 자금을 이용해 짓던 대규모 아파트로 입주 신청이 몰리자 입주자 선정을 컴퓨터를 이용해 추첨하기로 한다. 이때 용역을 맡은 곳은 과기처 산하의 중앙전자계산소(NCC)였다. NCC가 추첨을 맡게 된 이유는 당시 도입된 컴퓨터 중에는 가장 성능이 좋은 ‘유니백1106’을 보유한 정부산하 기관이었기 때문이다. 정부기관이라 부정이 일어날 여지도 적었다.
그러나 생각지 않은 곳에서 부정이 일어난다. NCC 소속 프로그래머인 정 씨가 수십 명의 입주신청자로부터 뇌물을 받고 프로그램 처리과정을 조작하여 9세대를 당첨시킨 것이다. 고발만 아니었다면 조작은 발견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당시 추첨 프로그램은 컴퓨터의 능력 한계로 인해 추첨과정을 저장할 수 없었다. 즉 추첨과정을 콘솔장치(프린터)에만 출력시키고 처리과정은 디스크로 보관할 수 없었다. 때문에 콘솔장치의 출력만 조작하면 증거가 남지 않는 일이었다. 정씨는 25장의 조작된 프로그램카드를 끼워 넣었다가 다시 빼내는 수법으로 조작 흔적이 나타나지 않도록 했다.
이 사건이 발각된 이유는 NCC 직원의 검찰투서 때문이다. 청탁을 의뢰했던 수십 명 중 상당수가 정씨와 가까운 사람이었고 이 중에는 NCC 직원도 많았다. 실제로 부정 당첨된 9세대 중 5세대가 NCC 직원이었다. 청탁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직원이 내부고발을 함으로써 완벽했던 범죄가 드러난 것이다.
국내 최초의 컴퓨터 범죄인 이 사건은 컴퓨터 운영자나 프로그래머가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큰 경각심을 주었다. 결국 컴퓨터도 사람이 조작하는 도구의 하나에 불과하며 만능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 것이다.
flickr - michael-kay
'e비즈북스의다른책들 > 1_대한민국IT史10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터넷경매로 시작한 옥션, 오픈마켓을 이끌다 (0) 2010.12.07 PC통신 도서주문으로 전자상거래가 시작되다. (0) 2010.12.02 네이버 포털 1위의 일등공신 지식인 (2) 2010.11.04 삼보컴퓨터에서 시작된 한국의 PC산업 (3) 2010.10.27 국내 1호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 (0) 2010.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