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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스뮤직과 소리바다로 본 저작권 문제e비즈북스의다른책들/1_대한민국IT史100 2010. 12. 8. 09:16벅스뮤직과 소리바다로 본 저작권 문제
스트리밍 방식의 벅스뮤직이 서비스를 시작하다
1999년 9월 ‘벅스뮤직’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전까지 음악 서비스가 내려 받기 방식인 반면 벅스뮤직은 스트리밍 방식을 도입했다. 벅스뮤직과 같은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었던 바탕은 초고속통신망의 보급 덕분이다. 전화모뎀을 이용한 통신망으로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실시할 수 없지만 초고속인터넷망에서는 가능했다.
원하는 노래를 검색한 다음에 이를 다시 내려 받아 저장하고 듣고 싶을 때 다시 컴퓨터를 뒤져야 하는 번거로움에 비해 검색어를 입력하고 바로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벅스뮤직은 훨씬 편리했다. 벅스뮤직은 음악을 듣고 싶을 때 언제든지 찾아가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로 큰 인기를 끌게 된다. 그러나 2001년 11월부터 저작권 문제로 인한 소송에 휩싸이기 시작했고 결국 무료서비스였던 벅스뮤직은 2003년부터 유료화를 진행한다. 벅스뮤직은 음원과 관련된 저작권 분쟁의 대명사가 되었으며 벅스뮤직 관련 분쟁은 음원 관련법과 정책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저작권 문제 이후 유료 서비스로 전환한 벅스뮤직
소리바다 폐쇄 결정과 온라인의 음악 파일 삭제
벅스뮤직과 같은 논란을 일으킨 서비스로 ‘소리바다’가 있다. 2000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소리바다는 공짜로 음악파일을 구할 수 있는 창구가 되면서 네티즌에게 인기를 끌었으나 늘 저작권 문제에 시달렸다. 사람들은 소리바다를 통해 P2P라는 서비스의 개념을 알았지만 정작 소리바다는 저작권 문제로 고소를 당한 후에 서비스가 정지되는 결과를 맞이한다.
소리바다는 2002년 7월과 2003년 2월에 서버운영 중지 가처분 판결을 받은 바 있으며, 2003년 7월 9일에는 법원이 소리바다에 대하여 서비스를 중지하라는 취지의 가처분결정을 내린다. 이때마다 소리바다는 소리바다2, 소리바다3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서비스로 바꾸면서 법원 판결을 피해갔다. 물론 소리바다에서는 유료화 모델인 ‘MP3#’을 도입하는 등 저작권자와 타협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리바다에 대한 소송을 주도했던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음제협)는 ‘합법과 불법의 공존이란 있을 수 없다’라면서 소리바다를 강력하게 압박했다.
이후 2005년에 ‘전송권’을 규정한 법안이 통과되면서 네티즌들은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올려놓은 음악 파일을 모두 삭제해야 했다. 그러나 저작권자는 소리바다를 폐쇄하고 블로그의 음악을 삭제하는 것에만 신경 썼을 뿐 정작 블로그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치는 마련하지 않았다. 시장은 만들지 않고 그나마 성장 가능한 자생적 시장마저 불법이라는 굴레로 없애버린 것이다.
전송권이 포함된 새로운 법이 통과된 이후 네티즌에 대한 대규모 고발이 연달아 이루어졌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150명의 이용자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다고 밝힌 2005년 9월 8일에서 며칠이 지난 9월 12일에는 음악산업협회가 소리바다, 파일구리 등 P2P를 통해 파일을 공유한 네티즌 1985명을 사이버수사대에 고발한 일이 일어났다. 네티즌이 이렇게 대규모로 고발된 일은 이전에 없었다. 정작 대규모 고발로 인한 정품시장 확대는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정품을 구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블로거들이 정식으로 음원을 구입해 블로그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장은 만들지 않고 고발만 했기에 저작권자의 대규모 고발 고소는 더욱 큰 반발과 더욱 은밀한 불법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만드는 것에 그쳤다.
불법 논란으로 세월을 보내느라 큰 시장 놓쳐
스트리밍이나 P2P라는 기술은 이전의 저작권 개념으로는 판단이 어려운 신기술이었다. 한국은 초고속인터넷망의 혜택을 받은 나라였기 때문에 두 기술을 잘 활용했다면 세계적인 서비스를 탄생시킬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가졌으나 기존 저작권자의 밥그릇 싸움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 저작권자도 인터넷 서비스 업체도 모두 망하는 공멸의 길을 걷고 만다. 결국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음반시장은 쇠락했으나 대안을 마련하지 못 하고 10년을 보낸 것이다. 한국에서 불법 논쟁을 벌이는 사이에 미국에서는 애플의 아이튠즈 스토어가 등장해 10억 곡 판매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나갔다. 결국 내려받기 서비스는 휴대폰 벨소리 시장으로 좁아졌고 스트리밍 서비스는 배경음악 등으로 한정되면서 음원시장의 수익은 저작권자가 아닌 이통사가 가져가는 구도가 되었고, 음원시장의 주도권도 유통업체인 이통사로 넘어가는 변화를 겪게 된다.
법무법인의 저작권 사냥으로 자살하는 청소년까지 생겨
저작권 문제는 저작권사냥꾼, 저작권파파라치라고 하는 법무법인의 저작권 무차별 고소문화를 만들어냈다. 이들은 인터넷에 사진과 동영상 음원을 올린 네티즌을 무차별 고소한 다음에 합의금을 뜯어내는 변호사를 말한다. 저작권 위반을 핑계로 경찰에 고소하면 경찰이 네티즌에게 고소 사실을 알려주고 합의보라고 말하게 되고 법무법인 직원은 고소 취하를 조건으로 거액의 돈을 요구한다. 저작권 고소 전문 변호사들은 값싼 아르바이트생을 이용해 미니홈피, 카페, 블로그, P2P, 웹하드, 공유 사이트를 뒤져서 한 건당 50~1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이들이 진짜 문제가 되는 헤비업로더는 건드리지 못하고 저작권 개념이 없는 어린 학생을 협박한다는 점이다.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당한 네티즌에는 중고생이 많은데, 아이들은 형사처벌한다는 협박과 합의금 요구에 고민하다가 자살하기도 한다. 실제로 2007년 11월에도 소설을 내려 받았다는 이유로 고소당한 고등학생이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중학생 C군은 인터넷 소설을 올렸다가 고소당한 뒤에 합의금 60만원을 내지 못해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되었다.
그런데도 돈에 혈안이 된 변호사로 인해 고소 건수는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광주시 교육청이 파악한 피고소 학생만 17명으로 2007년의 연간 2건에 비해 8.5배에 달하는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광주지역 경찰서에 최근 1년간 접수된 저작권 관련 고소의 47%인 633건이 10대를 고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는 2007년에 2만 5000건 정도가 발생했고 2008년에는 6만 건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검찰청 자료에 의하면 2008년 6월까지 접수된 것만 해도 3만 2446건이고 이중 불기소 처분된 것이 2만 9902 건이라고 한다. 불기소 처분의 상당수가 합의금을 낸 경우임을 감안하면 일 년에 6~10만 명이라는 엄청난 숫자가 저작권파파라치에 시달린다고 볼 수 있다.
고소 건수가 증가하면서 경찰서도 쓸 데 없는 서류심사에 인력을 많이 뺏기고 있다. 한 번에 100명을 고발하는 고소장이 들어오면 경찰로서도 일단 신원을 확인하고 조서를 작성한 다음에 모두에게 연락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강력범 소탕에 쓸 인력이 낭비되는 것이다. 경찰서마다 하루 평균 수십 건의 고소장이 들어온다.
저작권 단속의 합리적인 정책과 공유정신이 필요
저작권 문제는 기업에도 큰 고민거리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가 불법복제 단속을 할 때마다 작은 기업들은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직원들을 대피시키는 바람에 업무가 마비되는 일이 반복되었다. 물론 기업에서 정품만 사서 쓴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깐 프로그램 때문에 천문학적인 벌금을 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기업들이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무료라고 해서 집에서 쓰던 프로그램을 회사에 깔았더니 기업은 사서 써야 한다면서 저작권위반으로 고발되는 일도 많다.
저작권파파라치 변호사들이 정작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를 줄이는 방향보다는 돈을 뜯어내는데 혈안이 된 것처럼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저작권 단속도 불법복제를 줄이는 방향보다는 건수를 올리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 문제다. 학생들이 저작권법을 잘 몰라서 고소된 가벼운 사안인 경우에는 1, 2회 경고조치를 취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불법복제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쳐줄 수 있다. 또한 기업도 저작권 위반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면 경과를 들어보고 경고조치와 정품으로 교체를 유도해 감당하기 힘든 벌금을 물리지 않는 정책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공개프로그램이나 오픈소스와 같은 프로젝트에 의해 무료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Creative Commons)와 같은 라이선스를 통해 콘텐츠를 공유하도록 하는 것도 저작권 문제 해결과 문화를 풍부하게 만드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해외 네티즌은 유명한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릭커를 통해 CC 라이선스 적용을 받는 사진을 찾아내 사용하기 때문에 사진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당하는 일이 적다. 한국에서도 CCL을 적용한 사진공유 서비스가 많아진다면 무료로 사진을 쓰게 될 것이고, 저작권 고소를 당하는 일도 줄 것이다. 결국 저작권 문제는 콘텐츠 및 프로그램을 무료로 공유할 수 있는 공유문화의 확산과 정품을 제 가격 내고 쓰겠다는 바른 저작권 문화에 대한 교육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잠깐]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시작한 유료 음원 서비스인 뮤직샵
국내에서 음원 관련 시장이 분쟁에 휘말리는 동안에도 성공적인 서비스가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싸이월드에서 2002년 7월부터 시작한 '뮤직샵' 서비스는 배경음악 서비스로 시작해 큰 성공을 거둔 첫 번째 유료 서비스가 되었다. 노래 한 곡당 도토리 3.5개(350원)를 내고 배경음악을 구입하면 자신의 미니홈피 배경음악으로 쓸 수 있는 뮤직샵은 미니홈피 열풍에 힘입어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다. 이후 5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되었으나 여전히 이용자가 늘면서 2005년 11월에는 1억 곡 판매라는 기록을 세운다. 배경음음악 서비스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유료화 모델이 되면서 다른 사이트에서도 도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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