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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 vs '끝판왕' 마이크로소프트
    e비즈북스의다른책들/IT 삼국지 2010. 12. 23. 09:44
    ‘끝판왕’ 마이크소프트와의 대결

    IT 기업은 하나의 분야에서 아무리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도 절대로 안심할 수 없다. 성공의 열매가 크고 달콤할수록 그것을 노리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가장 강력한 상대는 역시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닐까 싶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비록 무엇인가를 새롭게 창조하거나 혁신하는 데에는 약점을 가지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시장에서는 역시 최강자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레드오션의 최강자라고 불리며, 우스갯소리로 ‘끝판왕’이라고 부르는 사람까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에서 1위가 차지할 파이가 크다고 판단하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진출한다. 구글이 검색 광고를 통해서 진공청소기처럼 돈을 빨아들일 때에도 이를 가만히 앉아서 지켜볼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었다. 구글에 자극받은 마이크로소프트는 검색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인 스티브 발머는 주주들 앞에서 구글을 추월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구글과의 경쟁은 쉽지 않았다. 이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일까 싶을 정도로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의 시장을 전혀 뺐지 못했다.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가 1위를 타도하겠다면서 공격적으로 투자한 분야에서 이렇게 성과가 나오지 않은 적은 없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동안 자신들이 소유한 영역은 확고히 다지면서 남의 땅을 빼앗는 데 천재적 능력을 발휘해왔는데 구글과의 싸움은 완전히 그 양상이 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등은커녕 자신이 차지하고 있던 영토마저도 속절없이 빼앗기고 말았다.   

    2005년 2월 1일,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포털사이트 MSN을 통해서 정식으로 검색 시장에 진출했다. 이미 MSN이라는 강력한 포털이 있었기 때문에 자체 검색엔진이 결합되면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컴스코어에 의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검색엔진을 만들기 전 외주 형태로 검색 서비스를 시행할 때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16.3%였다. 당시 검색 시장에서 구글은 34.7%였고, 야후는 31.9%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수년간 준비해서 내놓았다는 검색엔진의 점유율은 1년 4개월여 만에 12.9%로 추락하고 만다. 반면 그 기간 동안 구글의 점유율은 1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며, 무려 44.1%에 육박했다.   

    flickr - michperu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렇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영토를 빼앗기는 것은 참으로 기이한 일이었다. 이때부터 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를 인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2년 35달러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이 22달러로 추락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스티브 발머는 5년 안에 구글을 따라잡을 수 있다며 큰소리쳤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그 해 9월 11일, 기존의 검색엔진 MSN 서치(MSN Search)를 보완해 윈도우 라이브 서치라는 새로운 검색 기술을 선보였지만 별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2007년 1월,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47.5%에 이른 것에 반에 MSN은 10.6%로 또다시 퇴보했다. 결국 자체 검색엔진을 서비스한 지 2년 만에 검색 사업 부사장 크리스토퍼 페인(Christopher Payne)이 회사를 사임하기에 이른다.   

    그래도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만만해했다. 당시 검색 사업을 책임지던 스티브 버코위츠(Steve Berkowitz)는 더 혁신적인 검색 기술로 2008년에는 구글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리고 윈도우 라이브 서치 엔진을 라이브 서치 엔진으로 개명하며 또다시 전의를 불살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년 2월에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타도 구글을 외치면서 새로운 것을 계속 내놓아도 점유율이 추락할 뿐이었다. 그러자 구글이 넷스케이프처럼 망할 수 있다는 여론이 사라지고,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 위기론이 대두할 정도였다. IT 황제의 절대적인 위엄은 사라지고, 구글에 의해서 위협을 받는 형국이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독자적 힘으로 구글을 상대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2008년 2월 1일, 마이크로소프트는 야후를 446달러에 인수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창립 31년 만에 처음으로 채권을 발행하면서까지 야후를 인수하겠다는 선언은 구글을 타도하겠다는 비장한 각오였지만 그때까지 지켰던 자신들의 원칙을 깨는 것과도 같았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동안 겪어본 적 없는 새로운 유형의 적수를 만났음을 뜻하였다.


    IT삼국지애플구글MS의천하삼분지계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영전략 > IT경영
    지은이 김정남 (e비즈북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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