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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과 아이튠즈의 성공 비결e비즈북스의다른책들/IT 삼국지 2010. 12. 29. 10:04아이팟과 아이튠즈 성공의 비결은?
애플이 아이팟을 개발하면서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인터페이스다.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원하는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되게 하기 위해서 극도의 단순함을 추구하였다. 그리고 불필요한 기능을 최대한 줄임으로써 사용자가 복잡함을 느끼지 않도록 철저하게 배려했다. 아이팟에 들어간 버튼은 개발자 스스로 반드시 필요한 기능인지 수없이 반문한 끝에 넣은 것이다. 더 이상 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버튼의 수를 줄여나갔다. 그래서 아이팟에는 특이하게도 전원 버튼이 없다. 스티브 잡스는 메뉴 버튼도 빼고 싶어 했지만, 개발자들의 설득으로 겨우 넣은 것이다. 또한 스티브 잡스는 개발자들이 만들어 온 시제품으로 원하는 곡을 세 번 이내의 버튼 조작으로 찾지 못하면 불같이 화를 냈다. 첫째도 편리성, 둘째도 편리성이었다.
아이팟의 또 다른 자랑은 역시 아이튠즈와의 통합이다. 그것이야말로 아이팟이 다른 MP3 플레이어와 완전히 차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이튠즈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친숙하게 아이팟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에 통일감을 주었다. 그리고 아이팟을 컴퓨터에 연결하면 바로 아이튠즈로 음악을 옮길 수 있고, 각종 음악 파일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스케줄 자체는 빡빡했지만 아이팟 개발은 순풍에 돛 단 듯 술술 풀려 나갔다. 비록 아이팟의 개발자는 수십 명에 불과했지만 전체 애플 직원으로부터 도움을 얻었기 때문에 수천 명이 참여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분위기 덕분에 신선한 아이디어도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제품의 최종 완성을 앞두고 치명적인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아이팟의 이용자들이 장시간 이동하는 동안에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8시간 정도의 배터리 시간을 제공하려고 했는데 3~4시간 정도만 음악을 재생하면 배터리가 모두 닳아버리는 것이었다. 결국 32MB의 메모리를 추가하고 나서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프로젝트가 여러 난관에 부딪히자 자신감을 잃은 포털플레이어의 개발자 벤 나우스는 제품이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두기도 했다.
조너선 아이브가 이끄는 애플의 디자인 팀도 아이팟을 더 빛나게 하기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밖에 들고 다니는 제품인 만큼 컴퓨터보다도 디자인이 중요했다. 더구나 자신들의 능력을 다시 한 번 대내외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이번에도 애플은 아름다운 디자인을 위해 더블 샷이라는 과감한 공법을 도입했다. 더블 샷은 하나의 제품에 여러 색을 동시에 합치는 기술을 일컫는다. 그러나 문제는 아이팟 크기에 이 기술을 적용하기 힘들다는 데 있었다. 결국 애플은 크기가 작은 제품에 더블 샷을 사용할 줄 아는 업체와 접촉해서 아이팟에도 더블 샷을 적용하도록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이질감이없는 아름다운 색상의 아이팟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며 마침내 아이팟이 탄생했다. 막판에 비록 개발자들을 당혹시키는 문제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스티브 잡스가 정한 스케줄은 지킬 수 있었다.
flickr - fabbriciuse
그렇게 고전하던 아이팟이 인기를 끌게 된 데는 우연이 한몫했다. 애플 디자인 팀은 아이팟의 본체 색깔과 맞추어서 이어폰을 하얀색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검정색 이어폰 일색이었기 때문에 하얀색 이어폰이 사람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얀색 이어폰은 다른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과 구별되었고, 그만큼 더 특별해 보였다. 길거리에 하얀색 이어폰이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아이팟도 홍보가 되었다. 어느덧 하얀색 이어폰은 아이팟의 상징이 되었다. 아이팟이 주머니에 있어도 하얀색 이어폰만으로도 그 사람이 아이팟 사용자임을 알 수 있었다. 하얀색 이어폰을 쓰는 사람들끼리는 같은 애플 제품을 쓴다는 유대감을 느낄 정도였다. 하얀색 이어폰의 위력을 알게 된 애플은 사람을 검은색 실루엣으로 처리하여 흰색 이어폰을 강조한 광고를 만들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컬트 브랜드 아이팟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아이팟이 진정한 대중화의 길을 걷는 것은 아이팟이 윈도우를 지원하면서부터다. 이전만 해도 아이팟은 맥 마니아들의 전유물에 불과했다. 아이팟으로 음악을 옮기기 위해서는 매킨토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그동안 모든 제품을 매킨토시 중심으로 생각했다. 애플의 모든 기기를 매킨토시에서만 돌아가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아이팟을 계기로 애플은 스스로 벽을 깨고 달라졌다. 애플은 2003년 4월 윈도우를 사용하는 PC에서도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팟 3세대를 공개했는데, 출시 직후부터 폭발적인 판매량을 보였다. 3세대가 나오기 직전 2003년 1분기 판매량은 7만 8천 대였던 데 비해서 아이팟 3세대가 출시된 분기 이후에는 30만 대가 넘게 판매되었다. 2003년 4분기에는 40만 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어느덧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고 지금까지 2억 7천 대가 판매될 정도로 시장을 독주하고 있다.
아이팟이 음악 산업을 재발명했다는 극찬을 들으며 음악을 듣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 덕분이었다. 인터넷으로 음악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인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야말로 아이팟 성공의 일등 공신이며 왜 애플이 강력한 집단인지를 잘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여타의 MP3 플레이어 업체는 기기를 파는데 급급했지만 애플은 새롭게 음악을 듣는 경험을 팔고자 했다. 그래서 애플은 아이팟을 만드는 데만 공들인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음악을 구입하고 들을 수 있도록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 서비스를 준비했다.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는 스티브 잡스가 있었기에 가능한 서비스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5대 메이저 음반사는 IT 업계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IT 업체와 협력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따라서 5대 메이저 음반사를 한 곳에 모아서 음악 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5대 메이저 음반사들을 끈질기게 설득하였고, 세계 최초로 5대 메이저 음반사가 참여하는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를 시작하였다. 20만 곡의 음악을 한곳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되자 많은 소비자들이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 서비스에 열광하였다.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는 일주일 만에 백만 곡을 판매했고 15개월 뒤에는 1억 곡을 판매했다. 온라인 음악 다운로드 시장에서 70% 내외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인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는 7년 만에 100억 곡의 음원을 판매하면서 음악 산업의 혁명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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