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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보다 한 박자 먼저 시작해야 한다매출두배내쇼핑몰시리즈/16_가난한 쇼핑몰에서 부자 쇼핑몰로 2011. 1. 26. 10:45고객과 함께 춤춰라
쇼핑몰 운영자라면 자기 쇼핑몰의 날짜별 매출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지난달의 매출, 지난주의 매출, 어제의 매출, 어제 이 시간대의 매출을 모두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하지만 매출을 체크해야 한다는 것이 온종일 매출에 매달려 있거나 매출이 오르고 떨어짐에 따라 일희일비하라는 것은 아니다.
나는 쇼핑몰의 성적을 매긴다는 기분으로 매출을 매일 꾸준히 기록했다. 엑셀도 아닌 모눈종이에 가로축은 날짜, 세로축은 매출로 잡고 날짜마다 매출을 점으로 찍어 보았다. 매일매일 몇 년 동안을 빠짐없이 찍었다. 그러자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어쩐지 해마다 그래프의 모습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3년에서 2005년까지의 매출 그래프를 겹쳐놓고 비교해 봤더니 놀랍게도 그 패턴은 해마다 완벽하게 같은 모양이었다. 햇수가 지남에 따라 매출의 규모만 커졌을 뿐 모양은 똑같았던 것이다.
이것을 엑셀로 보면 오히려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엑셀에서 그래프를 그리면 날짜가 양력으로 표기되는데 양력으로 표기하면 그래프 모양이 달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표기를 음력으로 바꾸면 해가 바뀌어도 그 모양은 똑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양력으로 했을 때 모양이 달라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가 계절별로 24절기가 있고 거기에 따라 다양한 행사가 이뤄지는데 이것은 거의 음력을 따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구정이나 입춘을 양력으로 보면 해마다 다른 날짜가 되지만 음력으로 하면 일정하다. 즉 양력에 따라 움직이면 안 보이지만 음력을 따라가면 정확한 패턴을 읽을 수 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이 농사를 지을 때 음력을 기준으로 모든 일을 실행했는데 그것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날짜를 정리해 놓은 표를 동대문3B에서는 '고객일정표'라고 부른다. 이것은 동대문3B에서 신입 직원을 교육하는 자료이자 업무 지침서다. 이 '고객일정표'에 따라 매출은 일정한 패턴을 그린다. 이 표를 보여주면 어떤 사람들은 이런 게 다 있느냐고 놀라워 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모두 다 아는 얘기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쇼핑몰 운영에 활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것이 바로 동대문3B가 가지는 운영 노하우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고객보다 한 박자 먼저 시작해야 한다
모눈종이에 몇 년간 점을 찍어가며 터득한 것은 고객이 "필요하다"고 말하기 전에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말로 설명을 해놓고 보면 당연한 것 같고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부자 쇼핑몰이 되지 못하는 운영자들은 이러한 기본적인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다.
예를 들어 4월 20일을 기점으로 본다면 긴소매에서 반소매로 바뀌는 시기다. 요 시기를 잘 맞춰야 된다. 중간고사 기간이지만 중간고사가 끝나면 소풍, 중학교 1학년 수련회, 고등학교 2학년 수학여행, 대학생 MT 등의 행사가 있고 어린이날이나 석가탄신일 등도 있다. 2008년의 경우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월요일이라 연휴로 연결됐었다. 반소매 매출의 거의 대부분은 5월에 이뤄지기 때문에 이런 연휴는 반소매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때가 대충 반소매 시즌이라는 생각만 가지고는 한 박자 늦는다. 동대문3B는 이러한 시기적 특징을 분석해 4월 20일경이면 웬만한 반소매 상품들은 업데이트가 다 되어 있다. 고객이 찾기 일주일 전에 이미 상품 준비를 마치는 것이다. 동대문3B가 대한민국에서 반소매 상품이 제일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동대문에 있는 반소매를 거의 다 찍어 올린다. 이때 반소매를 사이트에 올리는 것은 매출을 올리려는 것이 아니라 반소매 상품이 있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미리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flickr - oxfamnovib
정확하게 운영하는 사람은 이렇게 처리를 한다. 4월 첫째 주에 모든 준비를 해서 업데이트 시기만 기다리는 것이다. 즉 상품을 2주정도 전에 미리 준비해놓고 언제 고객에게 노출할 것인가 그 날짜를 정하는 것이다. 미리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갑자기 날씨가 더워진다면 바로 노출하면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는 몰라도 반소매 출시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지금은 타임초이스로 변경된 네이버 플러스프로 광고도 미리 준비했었다. 네이버 플러스프로에 '수학여행 코디', '중학생 코디', '소풍 코디' 등의 세부 키워드를 100~200만 원에 미리 구매하였다. 검색어는 가면 갈수록 세분화되고 있기 때문에 각 운영자의 상황에 맞춰서 준비를 하면 된다. 플러스프로는 타임초이스와 달리 광고 일주일 전에라도 미리 구매하는 것이 가능했다. 반소매 상품 광고는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한 달 것만 CPM으로 미리 구매했다. 5월 초에 소풍이 있고 중간고사가 4월 중순에서 4월 말에 끝난다. 이 때를 기점으로 옷을 바꿔 입는데 5월 첫째 주에서 둘째 주가 피크다. 그때 정확하게 판매가 이뤄져야 한다. 대부분 반소매 옷은 5월에 다 사 입고 6월에는 사 입는 사람이 별로 없다. 대부분의 판매는 5월에 끝이 난다. 5월 30일까지 긴소매를 입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6월에는 반소매를 한두 개 살 수는 있지만 많이 구매하는 시기는 끝난 것이다. 지금 네이버에서는 이 방법을 쓸 수가 없기 때문에 키워드 광고로 어떤 방법이 좋을지 여러 모로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떤 품목의 구매가 많이 이루어지는지를 파악해 키워드 광고에 비용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키워드를 구매한 상태에서 반소매를 노출하면 고객이 찾기 시작한다. 여기서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인기 있는 것을 앞에 배치하고 포토샵을 잘하고 이벤트를 한다면 매출은 일어난다. 예를 들어 3000원짜리 티셔츠를 하나만 팔아도 되지만 땡처리하는 모자같이 원가가 싼 제품을 플러스해서 판다면 똑같은 9900원에 팔아도 구매가 더 일어난다. 이런 것을 정확하게 맞추면 매출은 다 일어난다. 5월에 매출이 없는사이트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5월에 매출이 일어나지 않으면 바보다. 5월은 신규 사이트도 조금만 신경을 쓰면 매출이 일어나는 시기다.
동대문3B는 미리 준비를 했기 때문에 2008년 4월 18~19일에 대박을 낼 수 있었다. 원래 4월은 매출이 적은 시기다. 3월에 긴소매 옷은 다 사 입었고 4월 둘째 주부터 반소매 옷이 나오지만 이때는 아직 구입은 하지 않기 때문에 매출이 낮은 시기다. 그런데 2008년 기상 이변으로 4월 초에 무척 더웠다. 그래서 매출이 거의 없는 중간고사 기간이 있었음에도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 고객의 요구에 맞춰서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4월 첫째 주에서 둘째 주가 되면 동대문3B뿐만 아니라 잘하는 사이트는 다 반소매가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잘 안 되는 쇼핑몰은 4월 첫째 주나 둘째 주에도 미리 반소매를 준비하지 않는다. 4월 말까지 계속 긴소매를 판매한다. 고객들이 게시판에서 "반팔 안 파세요?"라고 찾으면 그제서야 올리기 시작한다. 그래 봤자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미리 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팔 수 있을 때 많이 팔지 못한다. 가난한 쇼핑몰들은 이런 부분에서 항상 한 박자 늦는 것이다. 징후가 보이기 전에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징후가 눈앞에 보이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쇼핑몰의 컨셉이 잡혀 있고 상품페이지의 포토샵도 잘 되어 있는데 매출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바로 이런 운영 기술상의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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