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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e비즈북스의다른책들/알기 쉬운 증강현실 2011. 5. 26. 09:24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AR에 대한 논의에 항상 따라다니는 것이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이하 VR)과의 관계다.

    수년간 큰 기대를 모았지만 기대한 만큼은 보급되지 않은 서비스로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가 있다. 알고 있는 사람도 많겠지만, 이는 미국의 린든랩Linden Lab 사에 의해 개발된 서비스로 PC를 통해 3D 가상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사용자는 3D CG로 구축된 아바타를 조작해서 가상 세계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여러 가지 활동은 물론 다른 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사업적인 면에서 기대가 너무 과했던 탓에 붐은 일시적인 것으로 끝났고, 실제로는 실패로 돌아갔다.

    세컨드 라이프의 실패 이후, 일본에서는 VR에 대해 각성하자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런 배경 때문인지, AR을 호의적으로 소개하는 기사에서는 ‘AR은 VR의 반대 개념’이라는 식으로 해설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해설은 정확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 그 의미를 정리해두자.

    AR과 VR은 출발점이 같다고 할 수 있다. 1968년 컴퓨터 공학자인 이반 서덜랜드Ivan Edward Sutherland는 ‘The Ultimate Display(궁극의 디스플레이)’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것은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를 사용해 현실 공간과 CG를 혼합한 영상을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시스템으로, 그 모양 때문에 ‘다모클레스의 검’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서덜랜드의 발명은 사상 최초의 AR 시스템이라고 이야기되는데, CG에 의해 가상적인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사상 최초의 VR 시스템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결국 AR과 VR은 대립된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대단히 가까우며, 형제와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AR과 VR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 것일까? 이를 생각할 때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계도가 도쿄대 교수인 레키모토 준이치曆本純一에 의해 발표되었다. 다음 그림을 살펴보자. 레키모토 교수의 그림은 사람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경우에 인간과 컴퓨터 그리고 현실 세계 사이에 어떠한 인터랙션(Interaction, 상호작용)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우선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을 사용하는 경우인데, 이는 다음 그림의 왼쪽 위에 있는 (A)GUI(Graphical User Interface, 컴퓨터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해당한다. 컴퓨터와 현실 세계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고, 사용자는 각각의 세계와 개별적으로 인터랙션을 하게 된다.

    다음으로 (C)의 유비쿼터스 컴퓨터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는 현대 사회와 같이, 여러 환경에서 여러 형태의 컴퓨터를 조작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에도 컴퓨터의 수가 늘어나기만 하고, 인간과 컴퓨터, 인간과 현실 세계 사이의 인터랙션은 개별적으로 발생하며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AR과 VR의 관계

    이제 (B)의 VR의 경우인데, 여기서는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인터랙션만 발생하고, 현실 세계와의 인터랙션은 발생하지 않는다. 결국 가상 환경만으로 완결되는 것이 VR인 것이다.

    제일 마지막 (D)의 증강 인터랙션은 AR이다. 이때, 다른 경우에는 없었던 현실 세계와 컴퓨터 사이의 인터랙션, 그리고 컴퓨터를 사이에 둔 인간과 현실 세계와의 인터랙션이 등장한다.

    결국 인간이 인터랙션을 행하는 상대는 컴퓨터뿐이라는 점에서는 VR과 공통적이지만, AR은 이를 통해 현실 세계와 인터랙션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VR의 파생형이 AR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그림은 AR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즉, ‘컴퓨터를 통해 현실 세계에 작용을 미친다’는 점이다. 현재 실현되고 있는 AR 애플리케이션의 대부분은 현실 세계에 어떤 정보를 부여하고, 사용자에게 이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AR의 개념을 끝까지 밝혀낸다면 레키모토 교수의 그림과 같이 현실 세계에 변화를 주는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장소에 에어태그를 놓으면, 그것에 반응해서 가로등이 점멸하는 식이다.

    사실 게이오기주쿠慶應義塾 대학의 이나미 마사히코稻見昌彦 교수는 현실 공간이 비치는 모니터를 통해 방 안에 있는 가전제품을 조작하는(영상에 있는 램프를 만지면 현실 세계의 램프의 밝기가 변하는 등) 시스템 CRISTAL을 개발하고 있다. 이후에는 이러한 방향으로도 AR 연구가 진화할 것이다. 이처럼 AR이라는 개념의 범위는 애매하고,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고바야시 아키히토《알기 쉬운 증강현실》- 근간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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