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모델의 싸이언입니다. 현역으로 만8년을 넘게 뛰었죠.
너무 구형모델이라 카메라 기능도 없습니다.
이 휴대폰을 구입한 후 1년쯤 지났는데 MP3를 넣을 수 있는 최신 모델을 구입했다고 자랑하는 동료 직원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은 아닙니다만....
사실 첫 휴대폰입니다. 남들이 다 살때 파워엘리트가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거 본 적이 있냐며 말도 안되는 이유로 버텼습니다. 진실은 사봤자 캔디폰이 될 운명.......
하지만 새로운 직장을 잡으면서 업무상 어쩔 수 없이 구입했습니다. 첫 해는 정말 막 굴렸고 통화료도 VIP급이었습니다. 나중에 사진으로 보이지만 폴더 부분이 갈라진 것은 이때의 후유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동안은 휴대폰을 꺼내면 한심한 표정을 지으며 아직도 그런 구닥다리를 쓰냐고 바꾸라는 이야기를 듣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휴대폰을 꺼내면 경탄(?혹은 경악)하는 표정을 목격합니다.
이게 대체 몇 년전 모델이냐? 작동은 되냐?
골동품을 소장하는 즐거움이라고나 할까요?
휴대폰을 바꾼다니까 블로그 담당자가 꼭 포스팅을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케이스도 없이 썼더니 세월의 흔적이 여실히 보이는군요.
이어폰단자 덮개는 산지 얼마안되 핸즈프리를 꽂았다가 걸리적 거려서 뜯어 버렸습니다.
2006년쯤에 충전거치대가 접촉부분이 좋지 않아서 애를 먹다가 갖다가 버렸습니다.
아마 이때 배터리 2개가 망가진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나가 망가져서 새로 1개를 구입했는데 그마저도 곧 망가졌습니다.
USB포트의 덮개가 날아간 것은 충전을 이쪽 단자를 사용하면서부터 입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배터리 하나로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 녹슬은 배터리....
이때까지만 해도 이 날까지 쓰게될 지는 상상도 하지 않았습니다.
쓰다가 망가지면 버리겠다고 마음만 먹었을 뿐이죠.
폴더 부분이 금이 간 것은 4년전쯤(기억이 잘 안나지만^^) 됩니다.
이 즈음에 액정부분에 가로줄이 그어진것 같습니다. 그리고 액정 색깔도 이상하게 변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때는 정말 얼마 못가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녀석이 퇴출되기 싫었는지 얼마후 액정 색깔이 정상으로 복원되더군요. 그래서 또 버텼습니다. 1년에 한번쯤 색이 이상하게 변하긴 하지만 점점 회춘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제눈이 길들여졌던가.
1년쯤 전부터는 문자를 찍기가 약간 힘들었는데 최근 몇 달 전부터는 증상이 더 심각해졌습니다.
그래도 휴대폰 본연의 기능인 통화는 잘 됩니다. 단지 전화걸때 7번을 못누른다는 점 빼곤 말이죠. 움푹 들어간게 잘안찍히는군요. 얘만 말썽을 안피웠어도 몇 달은 더 버텼을텐데^^
월요일에 첫 미팅이 있는 분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는데 7번이 안눌러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중전화로 약속한 분과 통화를 한 후 부랴부랴 스마트폰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1년전부터 스마트폰을 사겠다고 별렀기때문에 후보들은 어느 정도 굳힌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가격대가 좋은 폰들이 없어서 고민했었는데 더 이상 버틸수 없어서 가장 좋은 조건으로 먼저 보인 기기를 주문했습니다.
번호는 신규로 만들었고 새로산 넥서스s가 괜찮으면 해지할 예정입니다. 이번 주말에 테스트했는데 wifi가 생각보다 잡히지 않는군요. sk로 갈껄 그랬나?
이 사진은 넥서스s로 찍었는데 질감이 잘 표현되진 않는군요. 크롬도금이 벗겨져서 정말 고풍스러운(?) 느낌이 나는데 찍는 솜씨가 별로라...
어쨌든 8년 넘게 사용하다가 떠나보내려니 섭섭한 느낌이 드는군요. 그다지 사용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모진풍파를 겪으며 주머니 속에서 고생을 해서 불쌍한 느낌도....관리를 너무 못 해줬죠.
그래도 전별금으로 블로그에 포스팅은 해줬잖니?
이 녀석 벨소리가 넘버원인데 마지막 보내는 길에 들어봐야겠습니다.
You still my No.1!
by le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