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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세술을 위해 추천하는 책
    자유공간 2012. 1. 27. 11:39
    평소 책을 싫어한다고 입버릇처럼 달고 다녀서인지 출판사에서 거의 내놓은 몸처럼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책을 말하라고 하면 주저하지 않고 한 권을 꼽습니다.
    바로 사마천의 사기열전입니다.

    사마천
     

    이 책은 역사책으로 분류되지만 사실 처세술 책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삼국지 처세술이 인기있지만 삼국지는 소설을 바탕으로 한 것이고 사기열전은 역사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역사가 진실만 다루냐고 하면 논란이 있겠지만 말이죠.

    워낙 주옥같은 내용이 많아서 소개하기 힘듭니다만 평소에 금과옥조로 삼는 에피소드는 문경지교로 유명한 인상여의 등용과정입니다.

    인상여가 식객으로 머물고 있었던 조정대신이 정권교체로 인해 위기에 처합니다. 평소에 밉보였던 태자가 왕이된 것이죠. 조정대신은 망명할까말까 고민에 빠지는데 인상여가 나섭니다.

    "당신께서 망명할 나라는 어디 입니까? 왜 그 곳으로 가려고 합니까?"

    조정대신은 이렇게 말합니다.
    "예전에 조나라왕을 모시고 그 나라의 왕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 때 왕이 나에게 친근하게 대하고 함께 일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인상여가 가볍게 허상을 깨트립니다.
    그 왕이 그렇게 대한 것은 당신을 본 게 아니라 당신이 모셨던 왕(조나라 왕)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한 이야기일뿐이다. 조나라에서 끈이 떨어진 당신이 거기에 가봤자 현재 조나라 왕(태자)의 눈치를 볼 것이기 때문에 찬밥신세가 될 것이다. 차라리 태자에게 사과하고 처분을 기다려라.

    그 말을 듣고 조정대신은 태자에게 사과하고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화씨벽옥(진나라의 중국통일 후 전국옥새로 만들어져 삼국지에도 등장합니다)을 진나라에게 보낼때 인상여를 추천하죠.

    누구나 그 사람의 인물 됨됨이와 사회적 직위를 함께 보게 됩니다. 별로 잘 알지 못하는 상대방이 자신에게 굽힌다면 직위 때문일 가능성이 대부분입니다. 직위에 올라가기까지 능력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과도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직위에 딸려오는 권한을 남용한다면 최악이죠.

    제가 좀 가볍게 행동해서 무례하게 보일 경우가 종종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때는 이 에피소드를 떠 올립니다. 그래도 그다지 나아지는 것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예 떠올리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위안을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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