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회의에서 '클라우드'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클라우드가 계속해서 언급되는데 이 주제를 책으로 내는 것에 제가 회의적인 입장을 취했거든요.
저는 '클라우드'에 관심을 갖고 책을 살 일반인은 별로 없다고 주장했고 다른 분들은 그에 반대했습니다. 자신들도 클라우드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데 모르겠다는 것이죠. 이에 대해 저는 인터넷에서 조금만 검색해도 알 수 있는 부분인데 의지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맞섰습니다.
마침 '클라우드'를 약간 조사했던 편집자에게 클라우드가 무엇인지 이해가 가느냐고 물었더니 약간 이해가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설명하라고 하니 저장공간에 대한 이야기 아닌가라고 말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고 인터넷 검색을 조금만 해도 알 수 있다는 생각을 고쳤습니다. 저 같은 경우 일단 위키백과를 찾아본 후 블로그나 신문기사를 조사하는 방법을 택하는데 이 편집자는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같습니다. 사실 위키백과는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약간 힘들게 쓴 면이 있습니다. 힘이 들어갔다고 하죠^^ 저 역시 일반인이지만 그래도 IT쪽을 담당한다고 이리저리 귀동냥한 것으로 간신히 따라잡는 수준이죠.
클라우드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제 수준에서 어렵겠지만 개념은 간단합니다. PC(개인용)에서 하는 계산을 대형 컴퓨터에게 맡기는 것입니다. 저장공간을 대형 컴퓨터에 담당시키는 것은 클라우드의 일부에 국한됩니다. 그렇지만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것은 다음이나 네이버가 내세우는 클라우드 서비스이니 큰 무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핵심은 저장 공간이 아닌 컴퓨팅에 있습니다. 이게 주목받는 이유는 모바일 기기의 저장 능력과 컴퓨팅 능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뛰어난 중앙 서버에 의존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값비싼 소프트웨어 역시 중앙 서버에 의존하니 비용이 절감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있겠죠? 일단 네트워크에 연결이 되어야 하고, 데이터가 자신의 PC에 있지 않고 중앙서버에 있으니 불안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중앙서버가 마비되면? 이에 대해서 클라우드 진영이 반론을 제기하긴 하는데 제 생각엔 클라우드는 여전히 위험합니다.
하드디스크 제조업체 시게이트 회장의 명언입니다.
솔직해 집시다. 우리는 세상을 바꾸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더 많은 쓰레기들을 사는데 도움을 주는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
자체검열
Let's face it, we're not changing the world. We're building a product that helps people buy more crap - and watch porn
flickr - markusram
저장공간이 지속적으로 싸지고 있고 컴퓨팅 능력도 향상되고 있는데 굳이 비싼 네트워크 비용을 유지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SSD의 가격하락폭 그래프를 보면 하드디스크보다 훨씬 빠릅니다. 웹 호스팅 비용을 관찰해보면 알겠지만 저장공간의 하락폭에 비해 트래픽 비용의 하락폭은 미미합니다. 이동통신요금을 보면 LTE는 아예 무제한이 없습니다. 그만큼 네트워크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야기죠.
따라서 일반인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는 클라우드 저장공간은 그다지 메리트가 없을 수 있습니다. 협업이라면 좀 이야기가 틀려질 수 있겠지만 제가 구글독스로 한번 시도해봤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잘 몰라서인지 불편하더군요. 그래서 다시 옛날 방식으로 복귀했습니다. e메일로 파일을 교환하는 방식도 그다지 효율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물론 비즈니스 시장쪽에서는 가능성이 상당히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비용은 비싼데다가 나날이 저작권이 강화되고 있으니까요. 더구다나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수적인 분야에서는 분산처리보다는 중앙집중으로 처리하는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써봤자 일반인들이 별로 좋아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비즈니스 이야기를 쉽게 풀어쓰는게 쉽지 않죠. 더군다나 기술 용어가 많이 들어간 IT쪽은 더 힘듭니다. 당장 이 포스팅만 해도 호스팅,트래픽,협업,분산처리 이런 내용이 수시로 들어가잖아요? 그래서 제가 이 기획에 회의적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