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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게이트: 어라? 광고가 완판일세!e비즈북스의다른책들/앱 스토리 2012. 7. 3. 11:27
어라? 광고가 완판일세!
박 대표는 모든 서비스에서 시간이 오래 지체되거나 피드백이 없는 것을 경계한다. 때문에 개발자 특유의 설계도와 기획안이 마련돼야 움직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처음 기획미팅이라도 머릿속에 대략 구도가 잡히면 바로 개발에 착수한다. 그렇다고 성격이 급한 것은 아니다. 확실한 액션을 추구하는 것뿐이다. 안 이사는 실행과 추진에서 박무순 대표가 가히 세계 톱일 것이라고 거든다. 박 대표가 ‘실행’을 우선하는 스타일이라면, 안소연 이사는 좀 더 ‘안정적인 바탕’을 추구한다. 다시 말해 안 이사는 ‘감’보다 ‘데이터’를, 박 대표는 ‘데이터’보다 ‘감’을 믿는 편이다. 서로 옥신각신하며 재미있어 보였지만, 그 때문에 두 사람은 오히려 서로의 부족한 면을 적절히 메우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팟게이트의 성공이 지금처럼 성공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박 대표는 처음에는 스마트폰 시장이 전체적으로 작다고 생각해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다만, 장기전이라 판단했고 승부수를 띄울 시점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출시하자마자 하루 5천~1만 건의 다운로드 회수를 보고 그 시점이 더 빨라질 수 있겠다 싶었다. 이것저것 정신없이 손닿는 대로 일했고 아주 좁은 공간이었지만 오히려 홀가분했다. 함께 사업계획서도 짜고 외부 광고요청건도 처리하면서 새롭게 뻗어 나오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이들에게 가장 신기했던 것은 잇따라 걸려오는 광고 문의전화였다. 팟게이트 앱이나 인터넷상에 어떠한 연락처도, 이메일 주소도 남기지 않았던 터였는데도 하루에 수 건식 광고 문의전화가 이어졌다. 이때 처음 매겼던 광고단가가 지금도 기준이 되고 있다.
두 사람은 출퇴근 개념 없이 일에만 매진했다. 퇴근한다 해도 스마트폰을 지니고 있었으니 이미 넓은 의미의 스마트워크가 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이때부터 승부수를 띄웠다. 예상보다 상당히 앞당겨진 시점이었다.
앞서 말한 대로 팟게이트는 초기부터 비즈니스 모델 개념으로 접근한 모델이 아니었다. 사용자에게 재미있는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 서비스였다. 그러던 두 사람은 우연히 한 광고주의 말을 듣곤 왜 광고요청 전화가 끊이지 않는지 그 이유를 알았다. 그 광고주는 자신이 개발자이면서 팟게이트를 사용하고 있는데, 사용하다 보니 광고하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그 개발자 역시 사용자이면서 동시에 광고주였던 셈이다. 이때부터 적극적으로 단가를 책정하고 본격적으로 개발사에 타기팅한 광고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당시 안 이사는 광고주와의 커뮤니케이션과 광고상품 소개서를 도맡았고, 박 대표는 상품개발과 서비스 확장에 전념했다.
“앱 개발사들은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광고를 필요로 합니다. 저희도 처음엔 이 가격으로 과연 광고를 할지 알 수 없었어요. 우리가 생각할 땐 액수가 크다고 봤거든요. 처음 일주일 동안 이벤트 코너에 노출하는 데 50만 원이었어요. 그러다 다시 메인 광고상품을 개발했죠. 일주일에 300만 원을 책정했습니다. 이후에도 계속 광고가 완판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어요. 모바일 앱 광고니즈가 이렇게 크다면 앞으로 개발사도 더욱 늘겠구나 생각했죠. 창업 초기 자본금요? 2천만 원이었습니다. 크게 투자한 돈이 없었으니 수익분기점은 오래전에 넘은 셈이죠.”
흔히 외국계 기업이나 대기업에 근무하다 창업에 나선 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통적인 의견이 큰 덩치의 울타리를 넘고 싶다는 점이다. 기업의 규모도 크다 보니 아무래도 부서 간 협업 또는 거쳐야 할 과정도 많고 조직적으로 지시받아야 할 것도, 행동에도 제약이 따른다. 어느 곳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통과되지 않은 채 1년 내내 기획서만 제출하다 해를 넘기는 곳도 있고, 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어도 무조건 본사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것을 토로하는 이도 있다.
박 대표와 안 이사는 밤낮 가리지 않고 팟게이트에 매달렸다. 보통 1~5인 규모의 앱 사업을 하는 곳은 평균 6개월을 넘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규모가 작다 보니 한두 명의 이탈에 크게 흔들리는 곳도 많다. 힘들게 앱을 시장에 내놓았는데 반응이 저조하거나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에 마찰이 빚어지면 서비스의 지속성을 보장받기 힘들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앱으로 사업을 구상할 땐 바로 스타트업으로 뛰어들기보다 하나의 ‘부업’ 개념으로 다가서라고 조언한다. 기획 아이디어만 있고 마케팅이 전혀 없는 경우가 흔해 대박을 보장받는 꿈의 창업으로 섣불리 뛰어들었다간 오도가도 못 하는 처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 관련 창업을 낭만적으로 보지 말라고 충고한다.
팟게이트 본사 임직원들
그런 면에서 이 두 사람의 시작은 독특한 케이스다. 틈새시장 선점이나 기술개발로 성공했다기보다 시장 니즈와 시의를 공략했다는 면이 더 정확하다. 세계적인 경영사상가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성공의 기회는 시대로부터 온다”라고 말한 바 있다. 성공은 당사자의 노력과 시장을 꿰뚫어 보는 안목만큼 성공의 타이밍이 있다는 뜻이다. 박 대표는 이 세 가지(노력, 안목, 타이밍)의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사례다.
그렇다면 과연 그해 매출은 어느 정도였을까? 2010년 5월 창업 후 12월까지 7개월 동안 두 사람은 무려 2억 5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리고 2011년에는 무려 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2년 기대치는 100억 원이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앱 개발사치고 팟게이트에 한 번이라도 광고하지 않은 회사가 손에 꼽힐 정도다. 앱 포털이긴 하지만 개발사와 사용자 간의 융합으로 플랫폼으로서의 진화도 시작됐다. 창업 초기에는 갑자기 2천만 원을 들고 인수하겠다는 사람도 있었고, 1억 원을 제시한 곳도 있었지만 박 대표는 단호히 거절했다.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직원도 충원했다. 무엇보다 신세대 감성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인재를 찾아 나섰다. 그는 채용과정에서 다소 믿기 어려운 일도 경험했다.
“오드엠 창업 초기에 아버지가 하나님께서 회사에 좋은 사람을 심어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후로 잊고 지냈어요. 알고 보니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던 저와 합류했던 첫 직원이 바로 독실한 크리스천에 우연히도 아버지 지인의 따님이셨지요. 정말 이분을 하나님이 보내신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앱 스토리>중에서.김관식.e비즈북스.6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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