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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 노트 & 리뷰 ] 미디어커머스 어떻게 할 것인가e비즈북스이야기/e비즈북스노트 2021. 11. 17. 15:25
모든 기업은 미디어 기업이다
21세기 대부분의 기업들에게는 위 말이 절실히 다가올 것입니다. 미디어란 말이 나오면 모두 자세를 바로잡고 진지해질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커머스의 영역으로 가면 물음표가 붙습니다. 기업의 시각으로 커머스에 접근할 때 대다수가 실패를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해외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D2C 역시 이미 초창기 인터넷 시절에 시도된 모델입니다. 어떤 기업은 성공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실패했습니다. 오늘날 기업들은 아마존같은 마켓플레이스에 판매를 의존하고, 제품의 콘텐츠를 자사의 소셜미디어,언론,인플루언서에 홍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꽤나 효율적입니다만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심합니다. 수수료도 지불해야 하지만 결정적으로 고객의 데이터를 대부분 플랫폼이 가져갑니다. 플랫폼은 고객들을 잘 아는 반면 기업은 고객들을 잘 모릅니다. 기업이 고객을 잘 알기 위해서는 고가의 비용이 듭니다.
출판계를 예로 들어볼까요? 고객에 대한 정보는 서점들이 다 갖고 있습니다. 출판사가 고객을 알기 위해서는 저자와의 만남이나 독자평가단들을 운영해야하는데 고비용이기도 하지만 약점이 있습니다. 커버 할 수 있는 영역이 소수 입니다. 소수를 만족시킬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게 확장성을 가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물론 그 소수가 인플루언서 역할을 해서 붐업을 시킬 수 있겠지만 거기까지 도달하기에는 많은 노력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극소수의 기업만이 이를 수행할 정도로 고난이도입니다.
어쨌든 갈수록 데이터의 활용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상황이므로 현실이 뒷받침해줄 수 있다면 기업이 D2C에 매력을 갖는 것은 당연합니다. 현재 미국의 브랜드들은 아마존에서 탈출해서 쇼피파이을 통한 자사몰 구축으로 이동중입니다. 공룡 아마존의 동종 경쟁자가 사실상 모두 패배한 이후, 쇼피파이가 아마존의 가장 강한 경쟁상대로 부각된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거에 이미 시도했다가 실패했는데 오늘날에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과거보다 지금이 훨씬 유리합니다. 기업들이 그 사실을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뿐입니다. 과거 기업들이 마켓플레이스에 들어가야 했던 이유는 고객을 효과적으로 모을 수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초창기 인터넷 마케팅은 개념도 정립되지 않았고 지금처럼 소셜미디어도 없었습니다. 즉 기업들은 맨땅에 헤딩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제 그런 시절은 끝났습니다. 반면 과거의 미비했던 부분에서 기술적 특이점이 온 상태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과거에 비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효과적인 이커머스가 가능합니다. 여기서 효과적이란 여러 의미를 포함합니다만 우리 제품을 알리는데 효과적이라는 의미가 강합니다. 왜 블로그가 소셜미디어의 대표주자였던 시절보다 지금이 더 유리할 까요? 바로 동영상때문입니다. 텍스트 정보는 동영상에 비해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불리합니다. 제품 매뉴얼을 책으로 아무리 잘 만들어봐야 동영상으로 한번 시범 보이는 것만 못합니다. 텍스트로 "이 창틀은 아주 아주 아주 강합니다"라고 하는 것 보다 동영상으로 한번 보여주는게 강한 인상을 심어줍니다.
공중파 방송들이 종이매체보다 신뢰가 높은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과거 유명 블로거의 영향력을 현재 유명 유튜버와 비교해서 어떻습니까? 개인 미디어 시대는 유튜브가 완벽히 열었습니다. 또한 가장 개인화된 기기인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는 우리 고객이 누구인지 어느 때보다 잘 알려줍니다. 모바일과 동영상 시대에 D2C가 과거보다 승산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유일한 문제는 경영진이 과거의 타성에 젖어 새로운 모험을 경계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반면 새로 등장하는 디지털네이티브 기업들은 여기에서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과감한 도전으로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과 경쟁우위를 보이며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미디어커머스 기획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 키워드는 디지털이니셔티브 그룹의 김형택 대표님께 술자리에서 얻어냈습니다. 그날 검색해보니 아마존에 책이 없습니다. 해외에서는 커머스 미디어(commerce media) 란 표현이 더 우세하지만 여기도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 대신 국내에선 미디어커머스가 주로 쓰여져 있었고, 이 주제를 다룬 브런치 글을 읽었습니다.
'아마 저자를 섭외한다면 1순위 후보군'
하지만 다른 업무로 바빠서 컨택을 하지 못했고, 대신 다른 직원에게 토스해줬습니다. 그런데 미팅을 다녀온 직원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 분이 무신사 이사님이셨어요!"
"잘 됐네요"
그리고는 다른 업무에 또 치여서 나날을 보냈습니다. 한동안 편집자와 저자가 피드백을 주고 받고 마침내 초고가 저에게 들어왔습니다. 사실 첫 느낌은 이랬습니다.
'이커머스의 일반론 이야기가 너무 길다. 독자들이 지루함을 견딜 수 있을까?'
단언하지만 그 지루함을 견디십시오. 뒤에 젖과 꿀이 흐르는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티몬의 웹드라마와 라이브커머스, 29CM의 수요입점회, 무신사의 이 옷 활용법. 이들이 어떻게 기획되었고, 핵심 포인트는 무엇인지, 어떤 근거로 의사결정이 되었는지 생생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 읽고 나면 그런 판단을 위해 앞의 배경 설명이 필요함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이 책은 미디어커머스가 주제이지만 서비스나 마케팅을 기획할때도 좋은 레퍼런스입니다. 저는 이 책을 신입들에게 반드시 읽어야할 필독서로 결정했습니다. 오늘날 인터넷 환경과 플랫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그냥 플랫폼이 아니라 MZ세대의 지지를 받는 무신사와 29CM입니다.
이제 결론을 내겠습니다. 서두에도 말했듯 "모든 기업은 미디어기업이다"나, 김현수 이사님께서 말씀하시는 신뢰 2.0은 모든 기업들이 정확히 정의를 내리지는 못하지만 어렴풋이 가야할 방향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사님이 책에 표현한 '느낌적인 느낌'으로 말이죠. 인터넷이 대중화된 이래로 많은 기업들이 시도했고, 일부 기업들은 단발성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전략적으로 접근해서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업들은 극히 드뭅니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진부터 실무자까지 명확한 개념을 잡고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현수 이사님은 2010년말 CJ에서 미디어커머스 전략을 처음 주창하자 실무자의 입장에서 주변에 이렇게 묻고 다니셨다고 합니다.
"미디어커머스의 정의가 대체 어떻게 됩니까?"
누구도 이 질문에 대해서 콕집어서 정의를 말해주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모두들 느낌적인 느낌으로 미디어커머스 전략을 수행했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커머스란 키워드를 접하면 모두가 경건하게 경청할 자세가 되어 있습니다.
2010년 미디어커머스의 뜻을 고민했던 실무자는 지금 무신사의 미디어 본부장으로서 콘텐츠 전략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동안 저자가 고민하고 기획하고 실행했던 결과물에 대한 현장기록입니다. 이커머스 관계자들이 이 책을 읽지 말아야할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못 찾겠습니다.
( 《미디어커머스 어떻게 할 것인가》의 개정판이 《이커머스, 콘텐츠로 팔아라》라는 제목으로 2023년 1월 출간됐습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7010273
ps) 정작 미디어커머스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만 이 부분은 다른 글을 빌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e비즈북스이야기 > e비즈북스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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