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하는 도매상에서 반품이 수백만원 어치 들어와서 깜짝 놀라 확인해보니 지방중형 서점들이 부도가 나거나 폐업을 해서 그렇다고 하네요. 매우 힘들었던 작년에도 8개가 정리되었는데, 올해는 무려 23개나 문을 닫았다고 하니 사태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원인은 대형서점의 지방 진출과 인터넷 서점의 할인판매로 인한 매출 부진입니다. 특히 올해는 G마켓이 뛰어들어 단숨에 3천억 원으로 Top 3에 진입했다 하니 인터넷의 위력은 정말 무시무시합니다. 롯데가 치킨에 뛰어들고, 이마트가 피자에 뛰어들면서 자영업자들이 초토화되는 현상이 서점업계에도 동일한 패턴으로 전개되는 형국입니다. 아마 이 추세의 최종 귀결은 전국민의 실업자화내지는 대기업 비정규직 종업원화가 아닐지...
특히 먼저 망하는 곳의 특징은 대기업과 소기업 사이에 끼어있는 중형급들입니다. 경영학의 전략론에서 흔히 Stuck-in-the-Middle이라 불리는 곳에 포지셔닝된 업체들이 가격경쟁력 면에서는 대기업에 뒤지고, 차별화 면에서는 소기업에 뒤지면서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때 고정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먼저 몰락하게 된다는 이론이 그대로 현실화되는 모습입니다. 작은 곳은 그나마 사장과 부인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버티면서 연명이 가능하지만 고정비 부담이 있는 중형급들은 직원 입금과 매장 임대료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버티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유통이 집중화되면 출판사나 제조업체들은 대형서점과 인터넷 같은 유통업체의 입김에 휘둘리게 되어서 매우 힘들어집니다. 소비자들은 단기적으로는 가격 할인의 혜택을 얻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품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과점이 되어 경쟁이 약화되었을 때는 다시 원래의 가격으로 복귀됨으로써 결국은 주머니를 털리게 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