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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양봉원, 최고의 마케팅은 신뢰를 얻는 것창업&마케팅/이야기농업&스토리두잉 2011. 9. 5. 11:08
에덴양봉원, 최고의 마케팅은 신뢰를 얻는 것
신뢰:양봉생산과정의 공개
“벌꿀은 부자지간에도 속인다”라는 이상한 속설로 인해 가슴앓이 하는 양봉 농가들이 많다. 하지만 윤상복 사장은 이 지점을 뒤집어서 생각하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믿게 만들면 된다.’ 윤 사장은 생산과정을 공개하는 것이 급선무라 판단했다. 물론 인터넷이라는 도구가 있어 가능했다.
에덴양봉원은 남쪽으로는 경남 창원에서 시작해서 여주, 횡성을 거쳐 강원 철원까지 이동양봉을 한다. 한겨울에 창원으로 벌통을 싣고 이동하여 벌들의 세력을 키우고 양봉텐트에서 추위를 견디며 숙식한다. 한겨울에는 텐트 속에서 길어온 물이 얼어버려 그 얼음을 깨고 밥을 지어 먹기도 했다.에덴양봉원의 홈페이지(http://www.honeyfarm.net/)
이런 고생 끝에 만든 벌꿀은 돈을 받고 파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다. 이를 윤 사장은 “꿀 한 병을 팔 때 윤상복도 함께 파는 거예요”라고 말하며, 이동양봉을 하면서 겪은 사연들을 게시판에 올리기 시작했다. 진솔한 이야기를 읽은 방문자들은 꿀의 생산과정을 생생하게 보면서 에덴양봉원의 제품을 신뢰하게 되었다.
생산과정을 설득력 있게 공개하는 작업은 이야기농업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유형의 상품이든 체험이나 관광처럼 무형의 상품이든 처음 기획하고 재배하고 준비하는 단계를 거쳐 완성된 상품으로 되기까지의 이야기는 쇼핑몰의 신뢰성과 상품의 타당성을 획득하는 기반이 된다. 이 과정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야기로 공개하는 콘텐츠는 고객들이 농촌쇼핑몰에서 가장 감동받는 아이템 중 하나다.
공개하는 수준을 넘어서 각 단계마다 생산자가 느끼는 의미를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면 금상첨화다. 고객들은 사물을 바라보는 생산자의 관점을 좋아한다. 내가 구매한 상품이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 재배되고 생산되는 것을 이해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차이는 회원들의 구매 충성도를 구분 짓는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일기장:허니팜 다이어리
에덴양봉원의 대표적인 콘텐츠는 ‘허니팜 다이어리’다. ‘윤상복 다이어리’와 ‘한애정 다이어리’ 두 개가 있는데, 벌꿀지기 윤상복과 여왕벌 한애정이 주인공인 일기 형식의 게시판으로, 고객들과의 교신 1순위 광장이다.
윤 사장은 홈페이지 오픈 초기부터 쓰기 시작했고, 부인은 2003년부터 써오고 있다. 고객들은 젊은이가 농촌에 사는 것을 좋아하고 반겼다. 특히 할머니와 부모님을 모시고 살며, 양봉하는 젊은이를 좋아했다. 또 부부가 역할분담을 하며 농원을 꾸리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데 충분했다.*허니팜 다이어리의 한애정 다이어리, 일기형식의 게시판
보통의 농촌쇼핑몰들은 상품을 가장 먼저 보이게 하고 판매를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에덴양봉원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먼저 팔고 있는 것이다. 남편인 윤 사장이 보는 시선과 안사람인 한애정 씨가 보는 시선이 역할별로 다르고 고객을 대하는 품새도 달라 부부가 함께 만드는 일기장 속 살아가는 이야기는 타 쇼핑몰들과 차별화되는 요소인 것이다.
고객들은 이들을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이들 부부의 알콩달콩 사는 이야기에 매료되고, 그만큼 상품에 대한 신뢰는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것이다. 세 명의 자녀를 키우면서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과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일하는 젊은 부부의 모습은 대외적으로 ‘가족’으로 표현되고, 거기에 걸맞은 콘텐츠들로 채워지기 마련이다. 이런 모습이 농협중앙회 사보에 '벌꿀가족'이라는 제목으로 기사화 되기도 하고, 방송이나 언론에도 가족(family)의 콘셉트로 포커스가 맞추어지곤 했다.
‘벌꿀가족’ 역시 에덴양봉원의 상품브랜드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매일 300~400명 이상의 회원들이 읽는다. 누적으로는 3,000명 이상이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개인농장의 홈페이지에 수백 명씩 들어와 흔적을 남기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서울 목 좋은 도심지 한복판이라도 작은 매장에 손님이 400명 정도 들어오면 열 시간 근무한다고 쳐도 시간당 40명 이상이 쉬지 않고 들어와야 나오는 수치다.
신뢰가 만들어낸 수입원 다양화
에덴양봉원의 수입원 다양화는 자체의 필요보다는 고객들의 요구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특별하다. 시작은 고객감동을 기본으로 상업화되지 않은 마음으로 고객들을 대하다보니 생긴 일이다. 예를 들면 꿀을 배송할 때 윤 사장네가 직접 생산한 콩, 고추 등을 덤으로 보낸다든지, 양봉원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어머님이 강원도 감자떡을 쪄준다든지 하는 것이다.
일련의 이런 마음씀씀이에 고객들은 게시판에 구구절절 감사의 이야기를 올린다. 에덴양봉원을 믿는 고객들이 옥수수와 감자, 심지어 마른고추와 메주까지 구해달라는 요청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윤 사장은 양봉원 옆 밭에 작물도 재배하고 지역 주민들 것 중 믿을 만한 작물을 매입하여 제철에 고객들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아내 한애정 씨의 친정인 경북 안동에서 생산하는 대추와 모과를 ‘처갓집 대추’, ‘처갓집 모과’라고 이름 붙여 판매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이런 상품들을 취급하게 된 경위를 소상하게 공지하면서 정성이 깃든 상품으로 품목의 다변화를 이루어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장모님은 사위들에게 로망이다. 버선발로 뛰어나와 온 마음으로 사위를 맞이하는 장모님의 마음과 언제든 그 품으로 가면 편안하게 해주시는 장모님의 사랑은 잊으려야 잊히지 않는다. 어느 날 처갓집에 다녀온 윤상복은 앞마당에 매달린 연두색 모과와 막 익어가기 시작한 큼지막한 풋대추를 보고 장모님의 마음을 담아내는 맛깔스런 이야기를 일기장에 썼다.
한 고객이 귓속말비밀글로 처가의 모과를 구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그렇게 인연이 시작되어 대추, 감자, 옥수수도 상품으로 등록하게 되었다. 모두 농촌이야기가 만들어준 새로운 시장인 셈이다. 부자지간에도 속인다는 속설로 고생하는 양봉업계에서 벌꿀 양봉원임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요구하여 다른 농산물을 팔게 되었으니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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