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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이 알려준 의사결정의 비밀it100시리즈/이제는 빅 데이터 시대 2012. 5. 3. 10:19
머니볼이 알려준 의사결정의 비밀
의사결정은 어느 곳에서나 굉장히 중요한 영역이다. 보통 어느 조직에서나 가장 권력을 가진 곳에서 결정을 내린다. 국가의 중요한 결정은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에서 내려지고, 기업의 중요 결정은 CEO와 경영진이 하거나 이사회, 주주총회에서 이뤄진다.
문제는 어떻게 의사결정을 잘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결국 최종적으로는 특정인의 동물적인 감각에 맡길 때가 많다. 아니면 때로는 결정 그 자체보다는 결정 이후의 노력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때가 많다. 결국 리더는 좋은 결정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결정을 구성원들이 신뢰하게 만들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처럼 의사결정이라는 것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빅 데이터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 의사결정 부문에서 상당한 혁신을 이룰 수 있다. 가장 쉽게 와 닿는 사례는 2011년 인기를 끌었던 영화 <머니볼>이다. 이 영화는 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2000년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가난한 팀을 이끌었던 빌리 빈은 야구를 실제로 해본 경험이 없는 수학 천재를 영입했다. 이 수학 천재는 선수 개개인의 성격이나 사생활보다 철저하게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른 구단에서 외면 받는 선수들을 팀에 합류시켰다. 안타는 잘 못 치지만 볼넷을 잘 고르는 선수를 영입했고, 도루를 잘 하는 발 빠른 선수보다는 타점이 높은 선수를 골랐다. 철저히 몸값 대비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을 선발했고, 출루율과 장타율, 타점 능력 등을 바탕으로 한명 한명이 출중하지는 않지만 이 선수들이 뭉치면 이길 수 있는 팀으로 만들었다. 결국 오클랜드는 최저 예산으로 팀을 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기록을 남긴다.<머니볼>에 나오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돈을 적게 쓰면서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처럼 <머니볼>은 감에 의지하는 것보다 데이터에 기반해 내린 의사결정이 성공확률이 높다는 것을 보여줬다. <머니볼>과 비슷한 사례는 한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었던 김성근 감독이다. SK와이번스는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기 이전에는 2003년도에 단 한 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준우승을 했을 뿐 대부분 하위권에 맴돌던 팀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이 부임하고 나서는 4년간 3번 우승하고, 1번 준우승하는 강팀으로 변모했다. SK 와이번스가 강해진 원인은 사실 여러 가지가 있다. 김 감독 특유의 지옥훈련으로 끈끈한 조직력을 갖추는 것도 한몫했고,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발견해 그것을 키워주는 능력도 탁월했다. 이것 말고도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데이터 야구’다.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자 SK 와이번스에는 4번 타자뿐 아니라, 정해진 타순조차 없어졌다. 대부분의 팀에서는 팀의 최고 타자를 4번 타자로 예우하고 어느 정도 정해진 타순이 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에겐 어떤 타자가 어떤 투수를 만날 때 잘 하고 어떤 순간에 적절한 역할을 하는지가 유일한 판단 기준이었다. 어제 4번을 치던 타자가 오늘 9번을 칠 수도 있고, 내일엔 후보로 전락할 수 있는 것이 김성근 야구였다. 실제 매일 타순을 뒤집는 실험을 단행했고, 결과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투수 운용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여러 투수들의 성향과 장점을 다방면으로 분석해 각 상황에 맞는 선수들을 내보냈다. 이렇게 투수 운영을 하다 보니 한 명의 선발투수가 길게 던지기보단 중간에 자주 투수들이 바뀌어 ‘벌떼야구’라는 별칭이 생기기도 했다. 에이스 투수인 김광현 선수를 상대팀 에이스와 맞붙게 하는 게 아니라 상대팀의 3, 4 선발과 붙여서 승률을 높인 것도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었다. 그는 자신의 선수들 뿐 아니라 8개 구단 선수들의 작은 습관과 성향까지 분석해 의사결정을 내렸다. 아무리 팀의 최고 스타라고 해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상대팀 선수에게 강한 선수로 교체하는 것이 그의 야구였다. 이는 수비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김성근 감독은 상대 타자가 타구를 가장 많이 보내는 방향으로 수비 위치를 이동시켰다.<이제는 빅 데이터 시대>.2012년 4월 출간.윤형중著.e비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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