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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불능세대에 대한 조선일보의 해법자유공간 2012. 9. 12. 11:06
조선일보가 최근 결혼비용이 너무 높은 세태에 대한 기사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대체적인 논조는 남자 혼자서 부담하지 말고 양가가 동시에 부담할 것과 처음부터 근사하게 시작하지말고 예전처럼 단촐하게 시작하라고 권하는 것같습니다. 나름 결혼불능세대를 위해 혼수비용을 줄이자는 캠페인이죠.
누가 봐도 결혼문제가 심각하기때문에 언론이 나서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결혼불능세대>의 김대호 소장님도 최근까지 그 심각성을 모르다가 윤범기 기자님의 3형제 이야기를 듣고 책을 집필할 정도로 한국사회가 자기 일외에는 둔감한 편입니다. 청년들에게 지지가 높은 <안철수의 생각>을 읽어봐도 이런 고민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 포인트는 여전히 집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혼불능세대의 근본적인 이유는 집값보다는 소득과 자산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소득이 안좋은 이유는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죠. 한국이 20:80 사회로 가면서 나머지 80%는 결혼이 넘을 수 없는 장벽처럼 높게 쌓여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20%안에 들겠다고 기를 쓰는데 통계적으로 보면 언제나 80%는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진보세력이 이 벽을 깨자고 정책을 제안하지만 유감스럽게 그들 역시 20%의 눈높이에 맞출뿐이죠.
자산의 문제는 소득보다 오히려 더 불치병입니다. 유교사회의 전통때문인지 세습문화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습니다. 부모의 유전자와 성장과정에서 확실한 지원도 부족해서 화수분을 세습해주려고 하죠. 부모의 능력이 자식의 능력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상속세가 이를 막는 유일한 장치인데 세율을 낮춰야한다고 여론을 조성하고 있죠.
<안철수의 생각을 생각한다>를 보면 김대호 소장님이 나름대로 정의에 대해 길게 설명합니다. 출발선의 공평뿐아니라 결승선에서도 공평해야 정의가 이루어진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저는 출발선의 공평이란게 존재할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듭니다. 팟캐스트 '벤처야설'을 들으면 학벌 스펙을 쌓으라고 권합니다. 어찌보면 노골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만큼 현실적이죠. CEO가 '카이스트'간판이라는 것만으로 벤처투자자는 어느 정도 능력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CEO는 끝없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것을 요구받는다고 합니다. 안철수의 능력은 서울의대 출신으로 반은 먹고 들어가고 벤처CEO 성공으로 완성되었지만 '고졸'노무현은 사시패스에 유력 정치인으로 그리고 대통령까지 올라갔지만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자산(출발선)과 소득(결승선)이 모두 불공평한 것이 한국사회의 문제이고 결혼불능이란 현상은 이게 드러난 것에 불과합니다. 단순히 부동산이나 혼수비용 분담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죠. 책 한권으로 다뤄도 부족한 분량의 거대한 담론이 필요합니다. 김대호 소장님의 해법은 시장사다리,교육사다리,선거사다리를 복원하자는 것인데 내용을 설명하기에는 무척 깁니다. 간략하게 평하면 80%의 입장을 가급적 반영하려 했기 때문에 기존 진영의 논리와 색다를 겁니다. 일반시민 가운데서 정책쪽에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그런데 김대호 소장님도 자산이 20%에 들기 때문에(키도 크고, 훤칠하시고,서울공대 출신 - 재산만 제외하면 상위 1%죠) 결혼불능세대를 완벽히 이해하진 못하실 것으로 판단됩니다^^ 제가 결혼불능세대를 집필했다면 자산쪽에도 심혈을 기울였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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