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글로벌 출판 트렌드 분석> 특강 마지막 시간
    e비즈북스이야기/지금막만든책들 2010. 8. 26. 12:18

    <글로벌 출판 트렌드 특강> 3회차이자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수업은 해외 저작물 수입과 관련해 수강생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번역서 중에 특별한 광고 없이 성공한 사례가 있는지?

    초기에 특별히 광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책이라고 하더라도 알게 모르게 마케팅을 했을 걸로 짐작된다. 그러나 5단 통광고, 전면 광고를 하고도 크게 반응이 없는 책이 있는 것을 보면 마케팅의 힘이 절대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1) 긍정의 힘
    이 책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선교사가 번역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을 해 왔다. 당시 기독교 서적 계약금이 대체로 1000~1200에 머무를 때였는데, 그보다는 조금 높게 계약이 되었다. 초기에 크게 반응이 있었다기보다는 교인들과 입소문에 의해 점차 호응을 얻었다. 이후 <내려놓음>, <목적이 이끄는 삶> 등 기독교 서적이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일부 출판사에서는 기독교 임프린트까지 설립하기도 했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기독교 출판물은 잘 안 팔린다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였다. <긍정의 힘>이 성공을 거두면서 기독교 시장이 형성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2)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이 책이 출간될 당시에 존 그레이는 한국에서 인지도가 없는 저자였다. 그러나 제목부터 워낙 참신해서 처음부터 반응은 꾸준히 있었다. 폭발적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출간된 지 6~7년이 지나서 갑자기 부상한 데 있다. 교회에서 많이 읽히고, 각종 티비, 드라마에서 인용되고, 입소문을 타면서 뒤늦게 성공을 이룬 케이스다.

    3) 모모
    이 책 또한 저자의 인지도가 없는 상태에서 출간되었다. 영미권 소설이 주를 이루고, 유럽어권의 인지도가 매우 낮은 때였다. 1997~1998년 사이 독일의 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독일 출판사쪽의 변화가 워낙 심해 중간에 에이전시가 바뀌는 일이 있었다. 그런데 한참 후에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 인용되면서 정말 많이 팔렸다.

    비논리적으로 들리겠지만, 이 책들은 기획력보다는 시운이 따라준 걸로 보인다. 그 집(출판사)에 운이 따르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다.


    2. 외서 검토자가 해온 샘플 원고를 직원들이 돌려 보는 데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 때로는 검토자 의견에 의존해야 할 경우가 있는데, 이때 역자의 성향을 알 수 없을 때는 객관적인 판단의 근거로 삼기가 어렵다. 어떻게 해야 검토자의 의견을 잘 이끌어 낼 수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판단 근거로 삼아야 할까?

    기본적으로 에이전트와 역자는 소신 있는 의견을 주어야 한다. 해외 출판사에서 작성하는 Reader's Report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편집자에게 제공하는 리포트로 검토자가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구체적인 대목을 언급하면서 작성한다.

    검토자 의견은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언급해야 한다. 베스트셀러라는 말은 의미가 없다. 해외에서 베스트셀러인 책이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거 많이 보지 않았는가. 역자와 에이전트의 말을 덜컥 믿고 계약했다가 번역하면서 내용이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다르다고 에이전시에 컴플레인하는 출판사들이 있다. 근본적으로는 책에 대해 객관적으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에이전트에게 문제가 있지만, 출판사도 에이전트 한 사람에게 의존하여 결정하고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 여러 경로로 원고에 대한 의견을 듣고 검토해야 한다. 최대한 자세한 언급을 모으고, 단점이 있다면 편집과 마케팅으로 커버할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3. 오퍼 마감이 임박했을 때, 구글 번역기 돌려서 급하게 시장 조사를 하기도 한다. 어떻게 해야 그 책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잘 모을 수 있을까?

    1) 아마존 독자 서평
    아마존 독자 서평은 많은 도움이 된다. 얼마 전 해외 유명 소설가의 신간이 출간되었다고 해서 아마존에 들어가 보았는데, 독자의 반응이 좋지 않더라. 출판사에서는 초판을 350만 부 찍는다느니 하면서 홍보를 하지만 정작 평이 좋지 않아서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그 책은 국내에서도 전작만큼 호응을 얻지 못했다.

    2) 언론사 서평
    서평을 보면 혹평하는 경우도 있지만, 호의적으로 써주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도 편집자와 기자가 교류를 한다. 때로는 편집자가 서평을 쓸 기자를 지정하는 걸로 알고 있다.

    3) advance reading copy
    출간 전 리뷰용으로 제작되는 비매품 도서를 말한다. 이 책을 가지고 서점을 다니면서 몇 부를 주문할 건지 조사해 초판 부수를 결정하기도 하고, 번역판권을 팔기 위해 해외 출판사에 돌리기도 한다. 기자나 비슷한 류의 책을 쓰는 작가들에게 리뷰를 받기도 한다. 출간 전인데도 리뷰가 올라온 책들이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4. 어떤 장르의 외서가 국내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가?

    1) 성인물
    최근에는 문학, 경제경영, 특히 인문적 분위기가 나는 경제경영이 잘 팔린다. 얼마 전까지 자기계발이 호황을 누렸는데, 이제는 인문학적 분위기가 나는 자기계발 쪽으로 넘어간 듯하다. 경제경영이면서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는 책이 인기가 있다.

    2) 아동물
    YA(Young Adult)라고 해서 청소년 대상의 픽션이 호응이 좋다. 예전에는 그림책이 인기가 더 많았는데, 최근 초중고 독서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서 이런 책의 시장이 형성된 걸로 생각한다.

    딸을 키우면서 느끼는 게 어린이, 엄마, 편집자의 사고가 다르다는 점이다. 딸이 좋아하는 책을 보면 왜 저런 걸 좋아할 까 싶기도 하고. 딸이 보는 책을 엄마는 싫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성인들이 별로라고 생각할 만한 책인데도 아이들에게는 어떤 ‘끌림’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청소년 물의 경우 10대의 반항적인 면을 다룬 내용이 많다. 출판 기획자라면 여러 가지 입장을 두루 살펴볼 필요가 있다.


    5. 번역자의 퀄리티가 중요한데, 우리 상황에 잘 맞게 번역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는지?

    장르에 따라 다르다. 나도 외서를 많이 번역해 봤지만, 기본적으로 번역은 어렵다. 3분의 1쯤 번역했을 때 내가 왜 번역을 한다고 했는지 후회한다. 즉, 모든 장르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번역자는 드물다. 그러니까 번역을 맡길 때는 그 번역자의 책을 몇 권 읽어 보아야 한다. 몇 권 읽으면서 번역이 살아 있는지, 기본적으로 한국어 문장이 되는지 살펴 보아야 한다.

    국내저작물을 해외에 수출할 때는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치는데, 세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만 번역을 맡긴다.

    1) 시놉시스 : 작가가 쓴 걸 번역하는 경우도 있고, 번역자가 직접 쓰는 경우도 있다. 시놉시스를 받아 봄으로써 번역 실력과 라이팅 실력을 알 수 있다.

    2) 리더스 리포트 : 기본적 라이팅 실력을 알 수 있다.

    3) 샘플 번역
     

    6. 나라별 외서 수입 현황은 어떤지?

    1) 영미권 : 모든 장르

    2) 유럽어권 : 과거에 유럽 문학은 국내에서 호응이 없었다. 특히 독일 소설은 딱딱하고, 프랑스 소설은 난해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몇몇 뜬 작가들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잘 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같은 영어권이라고 해도 영국 소설 보다는 미국 소설이 인기가 많다. 영국 그림책은 수입을 많이 한다. 북유럽, 동유럽은 원천적으로 검토자와 역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유럽 경제경영서는 아이디어가 좋아서 포인트를 잘 잡아내기는 하는 듯하지만 깊이가 좀 떨어진다.

    3) 일본 : 문학, 실용서, 이색적인 경제경영서

    4) 중국 : 소수 인지도 있는 너댓 작가의 소설, 역사, 인문교양

    5) 동남아, 인도 : 거의 없음.

    6)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 호주의 문학이나 아동서가 조금 번역되는 상황.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