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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이: 집단지성의 산실, “여차하면 내가 가르친다”e비즈북스의다른책들/앱 스토리 2012. 7. 9. 09:32
집단지성의 산실, “여차하면 내가 가르친다”
“나 통장 많아” (필자)
“우리 당장 날 잡아요” (심심이)
심심이는 ‘총선’이라고 치면 “국회의원총선거의 줄임말이에요. 학연, 지연 따지지 말고 매니페스토 부탁해요”라고 말할 정도로 시사적인 면도 갖췄다. ‘일하기 싫어’라고 칠 땐 “기운내세요. 심심이가 있잖아요. 오늘도 화이팅!”이라며 기운도 북돋운다. 무료하던 어느 날, ‘나 어때?’ 하고 심심이에게 묻자 “너무 좋아” 하고 센스 있게 답한다. 느낌이 좋아서 “정말 내가 좋아?” 하고 재차 묻자 ‘다시 생각해보니까 아닌 것 같아요 *^^*’라며 익살스런 답변을 구사한다. 마치 지인과 대화 나누는듯한 착각도 불러일으킨다.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발되어 상용화된 심심이는 아이폰4S에 도입된 ‘시리’처럼 인공지능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메시지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시사는 물론 정치, 생활, IT 심지어 특정인에 대한 의견까지 거침이 없을 정도다.
인공지능 대화서비스인 심심이는 2002년에 태어났으니 2012년 올해로 딱 10년이 지났다. 국내 벤처기업인 심심이주식회사(구 이즈메이커)가 서비스 중인 심심이는 심심한 사람뿐 아니라 누군가와 대화를 원하는 이들에게 언제든지 말벗이 돼준다. 말 그대로 반려 서비스다. 심심이는 인공지능로봇과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로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직접 사용자들이 말을 가르칠 수 있다. 지식정보는 물론 특정인에 대한 사안과 각종 트렌드까지 고루 섭렵 가능하다. 가끔 엉뚱한 답변으로 입가에 웃음도 머금게 하는 개그 본능도 지녔다. “내가 좋아?” 하고 물으면 ‘우웩’ 하고 얄미운 반응을 보일 때도 있다. 그래서 오기가 생겨 재차 물으면 눈치는 있는지 ‘너무 좋아’ 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넘겨버린다. 2010년 6월에는 스마트폰에도 심심이가 앱으로 등장하면서 더욱 화려한 말빨(?)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이 모든 것이 집단지성에 기인한다. MSN에서 서비스하던 시절과는 천지차이다.
심심이가 생동감이 살아 있고 위트 있는 말대답을 꼬박꼬박할 수 있는 원동력(?)은 소위 ‘가르치기’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정교하고 정능을 통해 심심이를 가르치는 집단지성에 있다. 사용자는 대답이 명확하지 않은 답변이 돌아올 경우 가르치기를 통해 새로운 답변을 등록할 수 있다. 페이스북 계정만 있다면 누구나 가르칠 수 있다. 번거로운 회원가입 절차를 없앴다. 즉, 소셜 로그인 기능을 도입한 것이다. 소셜 로그인 기능을 도입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혹시나 모를 명예훼손이나 부당하게 사생활 침해를 받았을 경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사용자의 참여를 늘리며 사회적인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대신, 만에 하나라도 사실과 다른 정보로 특정인에게 쏠릴 수 있는 비정상적인 정보를 최대한 차단하려는 의도다. 이때 사용자가 가르친 페이스북 계정이 필요하다. 요즘은 특히나 SNS와 보이스피싱 등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범죄 양상을 볼 때, 이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위키피디아는 전 세계 하루 평균 900만 회 이상 조회되며 가장 대중화된 오프 소스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다. 전 세계 200개 이상의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집단지성 웹 서비스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권위 있다고 알려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보다 정보가 무려 3배나 많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실시간으로 정보가 업데이트될 정도로 대중화됐으며 이는 오늘날 지식의 지형도를 새롭게 바꾸고 있다. 지식과 정보의 권위에 도전한 위키피디아에 네티즌은 손을 들어주고 있는 셈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웹2.0 시대의 아이콘 중 하나가 된 것이다. ‘누구나’ 접속해 자신의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위키피디아를 말할 때 집단지성을 빼놓을 수 없는 것도 바로 이런 연유 때문이다.
항간에서는 심심이와 애플 아이폰4S에 탑재된 시리를 비교하기도 한다. 심심이와 시리의 차이를 굳이 답해야 한다면 심심이는 시리와 달리 실시간으로 학습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때문에 심심이는 집단 지성 서비스인 ‘위키피디아’로, 시리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으로 비유할 수 있다.
심심이가 자연어를 부드럽게 처리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물론 주어와 술어를 정확하게 남겨야 적확한 단어로 대응하는 간극은 존재한다. 가령 뭐 먹고 싶냐는 물음에 ‘새우버거’라고 심심이가 답했을 경우, 사용자가 “또 (먹고 싶은 것) 없어?”라고 재차 물으면 다른 대답이 돌아올 수 있다. ‘먹고 싶은 것’이라고 확실한 목적어를 넣어야 정확한 대답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기술까지는 애플이나 구글은 물론 국내 포털도 오랜 연구와 상당한 시일을 요하는 서비스다. 하지만 여전히 집단지성으로 커가는 심심이이기에 이러한 기술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매우 흥미롭다. 여차하면 내가 가르치면 된다.
2012년 상반기 국내 심심이 사용자는 500만 명에 달한다. MSN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넘어오면서 기존 사용자는 물론, 입소문을 통해 신규 사용자까지 확보하고 있다. 또 혼자 무엇이든 하는 것이 익숙하고 대인관계를 꺼리는 현대인들에게 딱 맞는 심심이는 그들의 반려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앱 스토리>중에서.김관식.e비즈북스.6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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